겨울, 흐린날
몸이 으스스 움추려든다.
감기로 먹은 항생제가 속을 불편하게 한다.
겨울은 흐린 회색조로 창밖에서 서성인다.
한 잎 두 잎 떨어진 낙엽이
가로(街路)를 뒹굴며 가을의 마지막을 생각케한다.
사람들의 기침소리가 교회 첨탑 위로 날아간다.
앙상한 가지의 키큰 플라타나스 나무 위로
새들이 때지어 날아간다.
따뜻한 남쪽 나라로 향하는 철새들일까?
차거운 바람 속에서
노란 불빛을 반짝이며 온기를 피우는
포장마차도 눈에 보인다.
사람들은 여러 방향으로
갈길 바쁘게 빠른 걸음으로 사라진다.
겨울은 언제나 흐리다.
그 속에서 초췌하게 보이는 초상화처럼
나는 무기력 해진다.
사람들은 긴장감과 한기 때문인가 더욱 활발해 보인다.
나는 물 한모금 마시고 이불 속에서
현실과 과거를 시간여행 하고 있다.
슬픈 추억이 나를 눈물 짖게도 하며,
기쁜 상상 속에서는 웃어보게도 된다.
고요한 밤, 겨울 바람만이 외로운 밤,
나는 한 마리 철새가 되어
멀리 남쪽 나라로 날아가고 있다.
- ( 2017.11.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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