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꽃잎
어느날
잠에서 깨어난 이른 아침,
갖피고 있던 꽃잎들
바다에 떨어져
차디찬 흑암에 갖혀버렸다.
아무도 손 쓰지 않았다.
아무도 손 쓸 수 없었다.
아이쿠...하늘이여...
그리고,
그 꽃잎들 다시 볼 수 없었다.
사람들은 바다를 바라보며
내 탓이다.
내 죄 때문이다.
목이 터져라 이름을 불렀다.
가슴을 치고 피눈물을 쏟았다.
그러나 사방은 조용하였다.
검푸른 바다는 말없고,
섬들도 고개를 돌려버렸다.
아, 이것으로 끝인가?
피워보지 못한 꽃잎들
아직 찬 바다에서 울고 있을 텐데
정말 이것으로 끝이란 말인가?
- ( 2017.03.23, 세월호 인양을 보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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