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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구릅/내 마음의 풍차

빈공간 - ( 2018.01.20 )

by the road of Wind. 2018. 1. 20.

빈공간

 

어디에서 둔탁한 장비소리가 들린다.

누군가 열심히 일하는 광경이 떠오른다.

밀폐된 공간에서 수인처럼 앉아

내 몸속의 어떤 기류를 느껴보려한다.

부단한 피의 흐름,

나는 분명 살아있는데

아, 나는 아무 생각이 없다.

그런데,

한때의 소중한 사랑의 감정이

또렸하다가, 곧 파편처럼 흩어지길 반복한다.

"할아버지, 나도 방 하나 있으면 안되?"(-6살 손자)

"할아버지, 난 언니야, 공주라고.."(-4살 손녀)

손주들의 음성이 나의 뒤통수를 스치며 사라진다.

어떻게 해야하지?

볼 수 없는 아이들을 그리워 해선 안된다.

이제 구겨져버린 삶이 되었을 지라도

아직은 더 걸어가야 할 길이 남아있다.

언젠가 노을 저편의 희미한 허공을 바라보며

그래도, 나는

이 삶을 사랑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 ( 2018.01.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