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 고골 - ( 2019.03.01 )
오늘은 3월 초하루다. 미세먼지가 날아와 시계는 약간 흐리지만 모처럼 바깥 출입을 한번 해 보았다. 어느 곳이던 가까운 곳에 가서 주변 산천을 구경하면서 산책이나 조금 해보려고 한 것이다. 그런데 어디를 갈까? 남한산성을 갈까? 여긴 시간이 늦어 차량 정체가 심하고 주차할 곳도 찾지 못할 게 뻔하다. 그러면? 이곳 저곳 생각 끝에 비교적 주차하기 쉽고, 계곡 길이나 마을 길 산책하기 좋은 하남 고골을 생각해 냈다.
역시 고골은 한가했다. 고골로 들어서는 초입의 광주향교 근처부터 여기 저기 3기 신도시 추진 반대 노란 플래카드가 많이 붙어있다. 이곳은 얼마전 정부가 3기 신도시를 건설한다고 발표한 곳이고 그것 때문에 하남시 주민들의 반대가 심한 것 같다. 수십년 그린벨트로 묶여있던 곳을 갑작히 풀어서 신도시를 건설한다니 주민 입장에서는 황당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몇 군데 발표 장소 중 여기가 가장 서울 강남 접근성이 우수하고 자연 입지가 탁월하여 인기가 좋을 것이다.
원래 고골은 춘궁동, 양동, 상사창동, 하사창동, 교산동을 아우르는 지역 명칭으로, 광주관아가 있던 곳이라는 의미에서 '고읍(古邑)'이라 불리다가 '고고을'을 거쳐 '고골'로 변천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곳은 그 옛날 백제의 초기 도읍지였던 '하남위례성(慰禮城)' 유적들을 통해 역사의 숨결을 함께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산책로도 잘 정비되어 있고, 이성산성, 동사지, 광주향교를 거쳐 선법사에 이르는 5.8㎞의 구간의 ‘위례역사길’도 조성되어 있다.
차를 고골주차장에 파킹하고 일단 남한산성 전승문(북문) 방향으로 길을 올라가다, 상사창동 연자방아가 있는 곳을 거쳐 마을 주변 소나무 숲의 야산을 넘어 다시 주차장 방향으로 나왔다가, 하남향교 방향의 상사천 제방 길을 약 1시간 정도 걸어보다 집으로 돌아왔다.
살랑거리는 봄 기운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길가 나무에 움이 터 오르는 것을 보았다. 상쾌한 봄바람이 주변을 배회하는 듯 하였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이란 말이있는데, 올해는 그런 말이 통하지 않게 되었다. 어느덧 봄이다. 푸른 새싹들이 온 세상을 물들일 날도 멀지않았다.
고골을 관통하여 흐르는 덕풍천...
고골 주차장 곁의 고골커피....식당이었는데 커피점으로 바뀌었다.
오른쪽 덕풍천을 끼고 난 조용한 샛길을 따라 올라간다. 하남 주민들의 3기 신도시 공공주택지구 반대 결기가 대단한 것 같다. 오랜 터전을 잃고 떠나야 하는 주민들의 심정이 이해된다. 역지사지로 생각해 보면 안타까움이 크다.
고골주차장...
남한산성 방향의 조용한 길....
cafe & 레스토랑 ...하비비 ( HABIBI ) ....
덕풍천 왼쪽의 법화골 방향의 연자방아로 향한다...
소하천 법화천....멀리 남한산성 기슭이 보인다. 중앙 부분에 남한산성 북문(전승문)이 있다. 경치가 너무 수려하다.
법화골 연자방아....
문화재자료 제82호 하남시 상사창동 연자방아...
상사창동 연자마 경기도문화재자료 제82호: - 상사창동 연자마는 굴리는 돌인 동그란 숫돌과 받치는 돌인 암돌로 되어있다. 숫돌에는 나무로 만든 사가형 방아들이 숫돌을 감싸듯 부착되어 있어서 소나 말이 이 돌을 끌어 돌리면서 방아를 찧도록 되어있다. 방앗간은 원래 여덟개의 기둥 위로 볏집으로 짠 지붕을 올린 팔각정자 모양의 건물이었으나 현재는 새로 보수해 놓은 모습이다. 마을에서 공동으로 사용해 온 것으로 거의 원형상태로 잘 보존되어 있으며 제작연대는 1930년대로 짐작된다.
아름다운 벽화, 그리고 시....
봄을 올라타다
이상래
복숭아 밭을 지나
돼지 대불이러 간다
캄캄한 길 담뱃불을 따라간다
봄 가을에도 잘 자라는 버들가지
거름 속에서 김이 올라온다
밥상을 물린 아버지는
영화 간판 그리러 간
아들 편지를 읽는다
서울 살이는 독학으로 배우는 거지,
선지덩어리가 바위처럼 굳어있는
붉은다라 가에 돌려앉아
이쪽을 걱정하고 있다
아직 서있는 삼거리 복숭아 나무
돼지 등짝을 막대기로 톡톡치며 두런거린는
목소리를 꽉 끌어안고 있다
상사창동 연자방아....
이 집 뒤편의 마을 산길을 걸어 야산으로 들어가본다...
왠지 봄 기운이 많이 느껴진다...
멀리 남한산성 벌봉 능선...
허수아비....
조용한 야산의 샛길을 따라 산 줄기를 넘어간다...
여름에는 평상에서 시원하겠다...
여기 싸일로는 뭔가? 축사인가? 안을 들여다 보니 젓소 서너마리가 있다...
정겹게 보이는 새집...
마을을 돌아 내려와 처음의 덕풍천변 산책로를 따라 광주 향교 방향으로 더 걸어보았다...
<- 전승문 2.3km, -> 광주향교 3.5km...
고골은 너무 아름다운 그린벨트 보존지구, 한성 백제의 역사적 가치가 큰 곳이다.
-> 꽃피는 학교....
봄은 오는데...
다시 주차장으로....오랜만에 조용한 곳에 산책하러 왔다가 괜히 마음만 뒤숭숭해 지는 것 같다. 주변을 보고 또 보아도 이런 경관이 사라질 것을 생각하면 마음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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