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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구릅/생각 노트

시인의 꿈 - ( 2019.11.20 )

by the road of Wind. 2019. 11. 20.

시인의꿈 -  ( 2019.11.20 )




내 집

         - 천상병  


누가 나에게 집을 사주지 않겠는가?

하늘을 우러러 목이 터지게 외친다.

들려다오 世界(세계)가 끝날 때 까지.....

나는 결혼식(結婚式) 을 몇週(주) 전에 마쳤으니

어찌 이렇게 부르지 못하겠는가?


...... (중략).....


집은 보물이다.

전세계(全世界)가 허물어져도 내 집은 남겠다.... 



천상병(千祥炳)(1930~1993): 시인. 일본 효고현 히메지시 출생. 1945년 일본에서 귀국, 마산에 정착. 1949년 마산 중학 5년 재학 중 당시 담임 교사이던 김춘수 시인의 주선으로 시「강물」이 [문예]지에 추천되었다. 1950년 미국 통역관으로 6개월 근무하기도 함, 1951년 전시 중 부산에서 서울대 상과대학에 입학하여 송영택, 김재섭 등과 함께 동인지 “처녀지”를 발간하였다. 1967년 불행히도 동백림사건에 연루되어 심한 옥고와 고문을 겪었으며, 1970년에는 무연고자로 오해받아 서울시립정신병원에 수용되는 일도 있었다.1972년 친구의 여동생인 목순옥 여사와 결혼하였다. 말년에 천주교에 입문한 시인은 하느님에 대한 소박하고 순수한 기독교적 신앙을 보여주는 작품활동도 하였다. 시집: <주막에서> <천상병은 천상 시인이다>  <구름 손짓하며는> <귀천> 등 다수.



♣ 오늘 아침 천상병 시인의 시집을 펼쳐보다 '내집' 이란 시를 읽고 많은 생각에 잠기게 되었다. 시인이 42세에 친구 동생과 결혼한 후 이 시를 썼으므로 그 절절한 마음을 알겠다. 요즈음 젊은이들은 부모 밑에서 깨끗한 아파트에 거주하며 성장하여 왔으니 집이란 당연히 하늘에서 떨어진 것 같이 생각되어 그 고마움을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태반일 것이다. 집은 세상에 그 무엇보다 귀중하다. 집은 저녁 때 돌아가는 행복의 보금자리이기 때문이다. 나는 결혼할 때 우리 처가에서 마련해 준 항구도시 산 8부 능선 중턱의 첫번째 집 조그만 단칸방에서 신혼 살림을 시작하여, 그 후 서울로 올라와 서부지역 변두리를 돌아 다녔다. 그리고 나는 세상 물정에 어둡고  무엇을 몰라 인천에 집을 사서 약 8년간을 살면서 주택대출금에, 서울 출퇴근 교통에 시달리다 견디지 못하고 결국 서울로 다시 컴백하여 여기 저기를 이사 다니다 오늘에 이르렀다. 생각컨데 남의 집 살이는 참으로 힘들었다. 그동안 나는 11번 정도를 이사하며 살았다. 이런 내가 천상병 시인의 절절한 시를 읽으면서 동감하고, 그 옛날 집사람과 어린 아이들 고생시킨 것과 나의 처지를 생각하며 마음 아프게 생각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