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9.7 장봉도
무인도
때때로 어디론가 가고싶다.
이왕 가려면 무인도가 좋을 것이다.
해삼, 멍게가 지천에 널려 있고,
무인도라고 아무도 없으면 너무 쓸쓸하겠지.
조그만 구멍가게 하나쯤은 있어야 하리.
바닷가에 앉아 해삼, 멍게 한 접시에
쓰디 쓴 빨간 딱지 소주 한 잔을 마시고 싶다.
그러면, 세상의 시름이 매듭을 풀고 날아가리라.
비릿한 바다 내음에 모든 절망을 섞어서
밀려나는 조류에 맡겨보고 싶다.
그러면, 저 남해바다 태종대 앞 까지 떠밀려가다
보따리 터뜨려지며 흔적없이 사라지겠지.
아, 천성(天性)이 외로운 사람은
어디를 가나 쓸쓸함을 달고 살아야 하나?
까닭없이 흐르는 눈물을 어찌할 수 없구나.
너만 외로우냐 울지마라, 무인도도 언제나 외롭다.
갈매기도 때때로 힘들고 외로워 꺼억 꺼억 울고있다.
하늘과 바다가 만나 이루는 수평선(水平線) 을 따라
커다란 상선 한척이 미끄러져 가고 있다.
그래, 나만 외롭고 힘든 세상이겠나?
마지막 쓴 잔을 목구멍에 털어넣고
다시 눈 들어 먼 하늘을 바라본다.
- ( 2020.02.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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