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일참숯불갈비 - ( 2020.02.12 )
오늘 이사짐을 옮기고 나서 집 정리가 완전히 되지 않고 어수선한 가운데, 저녁 밥 시간이 되어 옛 추억을 더듬어 보며 명일역 근처 먹자 골목에 있는 '명일참숯갈비' ( 02-3426-3588 / 서울시 강동구 명일동 312-75 )를 찾아보았다. 이 돼지길비 집은 인터넷으로 조회하여 찾아간 음식점이다. 돼지갈비 집은 강동구 명일동, 고덕동 , 상일동 주변에 여러 곳이 있었지만, 이 집은 내가 암사동에 살 때 가끔 가족들 데리고 다녔던 음식점 골목에 있기 때문에 처음으로 찾아보았다. 명일역 먹자골목 다니던 때는 지금 부터 27년 쯤 전의 일이니 오래되었고, 나에게는 깊은 추억이 남아있는 곳이다.
시골 읍내에 있는 어떤 음식점 같은 스타일로 처음 가보는 집이다. 그렇기 때문에 겉 모습에 정감이 느껴지는 집으로 보인다. 집 앞에 주차면이 몇 개 있었다. 나는 태생적인 문제인가 모르지만 조금 허름하게 보이는 집이 좋다. 규모가 크고, 으리으리한 빛나는 음식점은 왠지 정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이것이 내같은 촌놈(?)의 한계인지 모른다.
옛 모습이 살짝 엿보이는 음식점 골목.......우리 큰 아들이 국민학교 5학년, 작은 아들이 국민하교 1학년 때 우리는 인천에서 살다가 이곳 강동구 암사동으로 이사 오게 되었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2번 이사하고, 인천에서 3번 이사한 후에 전세가 싼 이곳 암사동 단독 코너의 방 한칸을 얻어 살다가 이 인근의 13평형 연탄아파트로 옮겨 살았었다. 지금 생각하면 아주 작은 방 2개와 부억 한칸이 모두인 작은 규모의 5층 아파트에서 피아노까지 들여놓고 어떻게 살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렇지만 돌이켜 보면 그 때가 가장 아름다운 시절이었다고 생각된다.
참숯불이 좋습니다요...
3인분 돼지갈비....양도 많고 푸짐하다. 1인분 300g에 12,000원이다. 서을에서 보통은 1인분 200g에 15,000~17,000원 정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집은 정말 가격이 착하다.
그런데, 나는 오늘 이 집의 돼지갈비를 맛보고 너무 감탄을 하였다. 조금 과장한다면 내가 지금까지 먹어본 돼지갈비 맛 중에서 최고라고 생각한다. 담백하면서도 잘 배인 양념이 어우러져 내는 감칠 맛은 타의 추종을 불하한다. 내 젊었을 때 부터 우리 집은 외식을 했다하면 돼지 숯불 갈비 였다. 젊었을 때는 우리 4식구가 10인분을 먹어치우는 실력파였다. 그 중 내가 반은 먹어치웠을 것이다. 나는 먹성이 좋아 대지 갈비를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았다. 거기에다 시원한 병맥주를 첨가하면 신선이 따로 없었다. 그래서, 나는 가는 곳마다 돼지갈비 잘하는 집을 찾곤 하였다. 감히 말한다. 오늘 우연찮게 찾아간 명일참숯돼지갈비는 이 세상의 돼지갈비 맛 중 으뜸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 집은 이제 우리들의 단골이 될 것 같다. 그래서 오늘 '나의 밥한끼' 란에 포스팅 해보는 것이다.
메뉴...돼지갈비 300g 12,000, 생 삼겹살 200g 13,000, 생갈매기살 200g 14,000, 매운 등갈비찜 300g 13,000, 고추장 삼겹살 200g 12,000
사진의 비쥬얼은 보통인 것 처럼 보이는데, 맛은 완전 다르다. best, 특출하다. 육질도 부드럽고 연하다.
야채 무침도 일품이었다. 파무침 보다 낳은 것 같다. 내가 정말 반했나? 모든 것이 좋았다.
이 집은 비빔냉면 맛도 아주 좋았다. 면발도 가늘고 탄력있으며 찰져서 좋았고, 비빔냉면 양념 맛도 좋았다. 언젠가 내가 전에 살았던 집에서 가까운 곳에 서울에서 알아준다는 서울의 10대 천왕 등에 뽑힌다는 유명 냉면집이 있다고 하여 찾아간 적이 있었다. 이 식당은 서울미래유산에 등재되어 있었다. 옛스런 좁은 공간에 사람은 많아 줄을 서서 물냉면을 시켜 먹어본 적이 있는데, 시식 결과는? 완전 실망했다. 생수같은 밍밍한 육수 맛에 도대체 냉면의 면발도 메밀로 만들어서 뚝뚝 힘 없이 끊어져 버리고 무슨 맛으로 냉면을 먹는지 후회를 크게 한 적이 있었다. 하여간 그 집은 내하곤 맛지 않았다. 냉면 육수가 너무 물같이 느껴저 맛이 없어 실망하며 주변을 바라보니 진정한 맛은 반드시 담백하여야 한다 는 뜻의 글귀가 붙어있었다. 이 글을 보니 나는 냉면에 대하여는 정말 무식한가? 하고 생각되었다. 그러나, 먹는 데 무식하고 유식하고가 있겠나? 맛을 느끼는 미각은 거의 비슷 할 것이다. 진미필담 (眞味必淡)? 그렇지만 맛이 없다? 이거 곤란한 말이다. 맛은 느껴야 된다. 자기 입에 맞으면 그게 최고 진미가 될 것이다.
옛날에는 이곳에 마산 아구찜 집이 있었는데, 지금은 보이지 않는다. 대로변에는 37년 전의 사우나가 그대로 영업하고 있었다. 주말이면 우리 아들들 하고 많이 다녔던 목욕탕이다. 그 당시에는 주말에 아이들과 사우나 가고, 목욕 후에 집에서 고기를 구워먹으며 시원한 맥주 한잔 하는게 나의 유일한 즐거움이자 최고의 행복이었다.
나는 묘하게 37년전의 그 곳으로 다시 이사왔다. 세월이 흘러 강산이 두번도 넘게 바뀌고 지금 우리 큰 아들은 장가가서 아들, 딸 낳아 행복하게 살고 있다. 우리 old boy, 작은 아들은 아직 싱글 미혼이다. 장구한 세월이 흐른 다음에 아들과 같이 이곳에 다시 오니 감회가 무척 새롭다. 앞으로 나는 이 근처를 많이 이용할 것이다. 젊은 시절의 옛 추억을 떠올리며, 그 때의 어려웠던 일을 생각하며 옷깃을 여미며 생활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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