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일시장 - ( 2020.02.14 )
이사와서 처음으로 가까운 시장에 가보았다. 명일시장은 집에서 약 2.1km 떨어져 있는 골목시장으로, 자동차 6분, 도보 30분, 버스 22분, 전철을 이용할 경우는 (도보 총 12분 + 전철 2분) 소요되어 약 15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있다. 내가 이사하기 전에는 일요일에 교회 다녀오는 길에 명일역 전철 타러 가며 바로 근처에 있는 명일시장을 통과하게 되는데, 여기에서 일요일에 자전거 탈 때나 등산시에 먹으려 떡집에서 떡 한봉지를 사서 들고 집에 가곤하였던 곳이다. 그런데, 내가 앞으로 일상적으로 들르게 될 시장이 될 것은 추호도 생각할 수 없었고, 이런 경우를 가정해 보지도 않았던 곳인데, 운명이란 참 묘하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내 젊은 시절 가족들과 암사동 단독에 살때는 가까운 커다란 암사시장을 이용했으며, 이 근처 연탄 아파트에 살 때는 양지시장이라는 건물 1층에 있는 동네시장을 이용하였다. 명일시장까지는 걸어서 멀었기 때문에 올 수 없었다. 오늘 나는 자동차를 이용하였다. 차를 교회 앞마당에 갓길 주차시키고 약 1분 거리에 있는 명일골목시장에 다녀왔다. 차를 이용하면 금방 가며, 참 편리하게 다닐 수 있다. 전철은 도보 이동이 멀고, 버스편은 버스가 많지 않아 이용이 불편하여 다닐 수 없는 실정이다.
교회 다닐 때 지나며 바라보던 시장 모습과 내가 주변에 거주하며 일상으로 다닐 것을 생각하며 바라보는 시장 모습은 전혀 달랐다. 명일시장의 모든 가게를 하나하나 유심히 바라보게 되고, 진열된 야채, 생선 등등 먹거리들의 상태며 주인 모습도 똑똑히 바라보게 된다. 관심이 주의력을 높이게 된 것이다.
오늘은 집사람을 따라다니며 뒤에서 이것 먹고싶다, 저것 좋다 하며 먹는 이야기만 하고 한 소리도 듣고 하였는데, 찐 옥수수 2개, 달래 한 소쿠리, 떡 두 봉지, 약간 말린 서대라는 생선 10 마리 등을 사가지고 돌아왔다. 일주일에 한두번씩 차가지고 이곳에 오면 되겠다고 생각한다. 교회 주차장을 조금 이용할 수 있어서 천만 다행이다.
오늘 오후 명일 시장을 돌아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된다. 그 옛날 내 젊은 시절 아이들 데리고 좁은 방 한칸에 살던 어려웠던 시절의 추억이 오버랩되어 눈 앞을 스치는 것 같았다. 그러면서 왠지 가난의 서늘한 기분이 느껴지기도 하였다. 너무 어렵게 객지 생활을 하였고, 다행이 우리 집사람을 만나고 부터 내 형편이 펴인 것을 생각해 보며 우리집 사람을 다시 보게 된다. 돈은 내가 벌었다고 하지마는 그 당시 나는 우리 집사람의 가냘픈 모습에서도 푸근한 품 속같은 안정감을 얻을 수 있었다. 집사람 때문에 밥 굶을 일 없을 것 같았고, 집사람 복에 잘 살 것 같은 생각을 늘 하고 살았다. 나는 우리집 사람이 나에게 복을 가져다 준 사람으로 굳게 믿고 있다. 물론 내가 믿는 우리 주님의 보호하심과 축복 주심을 굳게 믿는 바이지만 일반적으로 세상 사람들이 말하는 생각의 기준으로 늘 그렇게 생각되었다. 나는 의타심이 많은 사람은 아니다. 모든 일을 스스로 앞서서 처리하는 스타일이다. 무슨 일을 하던지 식구들을 굶길 사람은 아니다. 그런데도 우리 집 사람을 보면 언제나 든든하다. 안정감이 든다. 천생연분 같다. 오늘은 천상 내가 팔불출이 되고 마는가 보다. 집사람을 조금 띄우려고 하니 그렇게 되어버렸네.
아무튼 오늘 명일시장에 와서 나는 그 옛날로 돌아간 것 같았고, 젊은 시절을 생각하게 되며 내가 젊어진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 시간은 매우 빠르게 지나간다. 나는 다시 시작하는 기분으로 옛날 살았던 주변을 다니며 건강관리 하고, 내 남은 인생을 감사함으로 살아가리라 마음 먹어본다.
디자인 거리 명일시장...
명일1동 주민센터....
명일시장 가는 길...앞에 명일시장이 보인다...
명일시장 모습...오후 4시경이다.
야채.과일 가게...1층과 지하의 슈퍼 앞에 야채가게에는 평소 교회 다녀올 때 보면 항상 사람들이 많았다.
이곳은 생선 가게가 많았다.
내가 교회 다녀갈 때 5호선 명일역 전철 가는 길에 떡을 사곤 하였던 가게...
동네골목시장의 단정한 모습...
옷가게...
건어물...
과일...
반찬가게...
생선가게...나는 여기에서 옛날 교회갔다오며 멍게 두봉다리를 사가지고 집에 가서 맛있게 먹곤 하였다.
사람들이 늘어났다....무엇을 사서 가족들을 먹일까? 항상 어머님들의 그 생각....
살아가는 모습들을 보면 산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님을 안다. 추운 날씨에도, 눈비오는 날씨에도, 건설현장에서, 바다에서, 들에서 등등 땀흐리고 힘들어야 가족들의 입에밥 넘어가게 되는 것이 우리들 인생이다.
아, 봄 달래....이 놈(?)을 사서 저녁에 된장국을...옆의 바닷가에서 나는 톳을 보니 울엄마 생각이 많이난다. 봄 춘궁기에 이 톳을 추운 겨울날에 바닷가에서 채취하여 돌아와 흰쌀을 뿌리 듯 하여 죽처럼 만들어서 저녁상에 내오오곤 하시던 울엄마 생각이 많이 난다. 힘들었을 울엄마...
겨울 냉이....봄의 정사인가? 갑자기 봄의 소리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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