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
자정이 넘었는데, 새벽 한 시가 지났는데도
잠이 오지 않는다. 오늘도 불면의 밤이 되려나?
어두움은 내 머리 속에 실타래를 풀어놓고,
나를 따라오라 하네. 잠이 오지 않는 밤은
귀 하나 열어놓고 방문 밖의 소리 없음을 듣는다.
긴 터널 같은 시간의 회로를 지나기도 한다.
나에게 한번도 요구사항을 말씀하신적 없는
어머님 얼굴을 그려보기도 한다. 분명 어려운 데,
항상 괜찮다. 괜찮다. 지금도 내 귀에 들리는 듯,
이제 서로를 만날 수 없는 시공간의 블랙홀이 가렸다.
잠이 오지 않는다. 캄캄한 공간 속에서 가만 누워있다.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다” 예수님의 말씀이 들린다.
어머님, 저는 지금 슬퍼하고 있습니다.
밀가루 팥죽 쓰시려 멧돌 돌리시던 어머님,
그 날의 저녁을 기다리던 어린 때를 추억해 봅니다.
짹각짹각 초침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벽 시계도 무음이다.
마음 속 깊은 곳으로 내려간다. 지난 일들을 잊지는 않았겠지?
불면의 밤은 나의 정신을 긴장시킨다.
- ( 2021.01.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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