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즈음에
한해의 마지막을 남겨두고 있다.
하나 남아 메달려 흔들리는 갈색의 나뭇잎 처럼,
무언가 아쉽고 아련해 지는 계절의 지점이다.
크리스마스 트리는 밝게 빛나는데,
도무지 마음에 평화나 기쁨이 없다.
오히려 밝음 앞에서 내 마음은 도리어 움추러든다.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러움 없이 산 것도,
어떤 감동적인 삶도 없었던 한해를 보내는 것 같다.
마음은 쪼그라들고, 막연한 불안감이 서성이는데,
인생에서 이루지 못한 한가지 일이 남아 나를 쓸쓸하게 한다.
혼자인 아들을 보려니 측은지심이 든다.
얼굴의 주름은 더욱 늘고, 머리 카락은 몇 남지 않은
많이 본 듯한 사나이와 거울을 마주하고 있다.
( 2021.12.13 )
'카테고리 구릅 > 내 마음의 풍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설날 아침 - ( 2022.02.01 ) (0) | 2022.02.02 |
---|---|
오늘, 그리고 내일 - ( 2022.01.01 ) (0) | 2022.01.01 |
그리움 - ( 2021.07.25 ) (0) | 2021.07.26 |
봄 길에서 - ( 2021.04.22 ) (0) | 2021.04.22 |
봄비 - ( 2021.04.03 ) (0) | 2021.04.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