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구릅/내 마음의 풍차

설날 아침 - ( 2022.02.01 )

by the road of Wind. 2022. 2. 2.

2017-03-06 경기 여주시 대신면 파사산성에서...남한강 여주보 방향.

 

 

설날 아침  

 

기다리고 기다리던 설날 아침,

도회지에 사시는 고모님께서

보내 주신 설 옷을 입으면

이 세상이 다 주어진 것 같았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굴이 들어간 떡국,

마른 생선전과 찜, 콩나물 등등

평소에 잘 먹지 못하는 맛있는 음식에

너무 행복한 설날 아침이다.

 

집 마당 구석에 서있는 감나무 위에는

오늘 따라 까치도 날아와 앉아있다.

 

아침을 먹은 후 어른들을 따라

마을길을 걸어 새배하러 다닌다.

복 많이 받아라 하시던 어르신들의 

음성이 지금도 귀에 들리는 듯 하다.

 

인사를 드리고 나면 하얀 떡과 전등

설음식을 내어오신다.

꽃감, 배, 사과등 과일도 풍성하다.

 

설날은 배가 불러 터질 것 같은 날이다.

다 먹지 못해 종이에 싸서 호주머니에 넣고

종종걸음으로 집에 돌아오곤 하였다.

 

설날의 찬공기는 양 볼때귀를 스치며

한살 더 먹은 기분과 왠지 희망이

주변에 충만한 것 같은 날이 되었다.

 

나의 시골 어린시절 설날 풍경,

아, 그 때 설날 아침이 너무 그립다.

 

 

- ( 2022.02.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