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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구릅/내 마음의 풍차

비오는 날 - ( 2010.5.24 )

by the road of Wind. 2010. 5. 24.

비 오는 날      - ( 2010.5.24 )

 

주룩 주룩 비가 내린다.

봄비.

빗속 희뿌연 안개가

모든 사물을 흐릿한 수채화로 만든다.

이런 때는

별 수 없이 어린 시절

옛생각에 잠긴다. 

꼴망태 매고 안개낀 산마루를 오르던

그 칙칙했던 기분.

왠지 까닭모를 불안이 젊은 날의

푸른 깃발 처럼 나부끼던

그날들이 생각난다.  

번뜩이는 생선 비늘 같았던 그 날들

이제 이순(耳順)의 나이가 코앞인데

그립다.

그때의 불안과 번뜩임과 불확정성.

지나 온 길 아득하고

갈 길은 얼마인가.

주륵 주륵 내리는 봄비

내마음의 수채화.

 

                                                  (09-5-27  천마산에서/  canon 30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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