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 - (2011-04-27)
( 2009-07-22 북한산 응봉능선에서 / sanyo x1200 )
어머님,
아침은 비가 측은하게 내리더니
정오 가까이 지금은 맑게 개이고 있읍니다.
어머님과 저는
서로가 다른 공간에 있읍니다.
다만 전화선을 통해서만 연결될 수 있읍니다.
전화 너머에
목소리가 있고
숨소리가 있고
어머님이 있읍니다.
괜찮냐? 다 잘있냐? 하시는
그 음성만 연결되어 있읍니다.
저는 어머님을 볼 수 없으며
붙잡을 수도 없읍니다.
지금의 현실입니다.
사월은 끝나가고
오월이 눈앞입니다.
오월은 계절의 여왕이라고 합니다.
어머님이 계신 그 곳에도
따스한 햇빛 내리고
미풍에 한숨 날아가고
어머님 무릅은 펴지시고
느린 몸짓도 활발해 졌으면 좋겠읍니다.
어머님 목소리 살아나고
봄꽃처럼 얼굴 펴지셔서
나 잘있다 참 잘있다 하시는
그 말씀 듣고 싶습니다.
어머님,
오월은 돌아오는데
저는 할 말이 없읍니다.
다만 죄송하다는 말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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