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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구릅/내 마음의 풍차

철마산에서 / 2011-09-17

by the road of Wind. 2011. 9. 17.

철마산에서  / 2011-09-17

 

 

 

 

 

철마산에 올라

가좌동 언저리를 바라보니

어연 삼십여년의 세월이

소리없이 사라졌다

 

내 젊은 청춘의 날들이

봄 안개 처럼 피어오른다

 

멋 모르고 살았던 나날

 

가정(家庭) 하나로 매일

더없이 즐거웠던 나날 

그 날의 기억이

아련히 분무처럼 휘날린다.

 

그날, 주안에서

이곳으로 인천 가좌로

보잘것 없는 소꼽 세간을 싣고

봉고트럭 한대로 이사를 왔었지

 

농짝 하나에 삐져나온 

하이얀 Y셔츠 자락이

바람에 깃발처럼

슬프게도 펄럭이고 있었지 

 

가진것 없는 주제지만

사랑하는 가족들은

나의 유일한 기쁨이었다

 

꽃사슴같은 마누라와

산토끼 같은 두 아들

늘 가슴은 뿌듯하였고

내 마음의 안식이었지

 

갯내음 짙은

인천 앞바다는, 서해의

몽환같은 아름다움으로

신선한 활어 비늘로

언제나 손짓하며 퍼득이고 있었지

 

남동 동막의

푸른 들판, 염전은

나의 영혼을 자극하여

내 가슴에 신선한 공기를

가득 불어 넣었지

 

소래포구

조용히 누워있는 고깃배들은

아름다운 고향 소식이었지

사랑의 모선이었지

 

철마산에 모처럼 오르니

옛 생각에 취하고

 

내 젊음의 봉화가

붉은 장작처럼

불꽃되어  타오르네

 

 

 

 

2011-09-16 인천 철마산,원적산,효성봉,종구봉 능선 등산시 / CANON30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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