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1/7 도봉산 오봉에서 / canon 30D
어떤 시간 - (2012-10-27)
가을 비 추적추적
내리는 주말 오전
아무도 없는 집안에서
캔 맥주 하나와
고향에서 보내 온 멸치
삶은 계란 하나를
식탁위에서 마주하고
창 너머 원경(遠景)을 바라본다.
오랜만의 한가한 시간
온 방은 텅 비어있고
시계의 초침만
조용한 공기를 흔들고 있다.
생각은 깊어져만 가는데
지나온 세월이 아득하여라.
살아 온 길 생각하니
구비구비 풍진세상
힘든 길 걸어 왔다.
이제 세상의 헛된
모든 열망(熱望) 내려놓고
슬픔은 슬픔으로 달래고
기쁨은 기쁨으로 기뻐하고
행복은 감사하며
힘든 일 보석같이 생각하며
나의 길을 걸어가리라.
그런데 작은 소망
머리에 맴돌아
내 자식들 잘 살기만을 바란다.
큰아들네 행복하게 살아야지,
막내 아들 어서 좋은 짝 만나야지,
내 만나 고생 많은 마누라여
이제 행복하여야지,
울 엄마 건강 하셔야 하고,
내 동생들 잘 살아야 하고.
그리고,
나에게 부탁한다.
더이상 슬픈 노래 따위는 부르지 말고,
부디 건강 해야 하고,
부디 행복해야 한다,
앞에 선 여명(餘命)의 여정(旅程)을
바람처럼,
구름처럼 살아가야 해.
이제 모든 것
세월의 흐름에 맡겨버려라.
창가 빗방울
하염없이 맺히는데
작은 생각 사념들
구름 따라 흩어져간다.
집안이 적막 강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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