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마산 (348m) - 눈 길을 걷다 / 2013-02-11
구정연휴인데 집에만 있으니 답답하다. 창문을 열고 밖을 쳐다보니 저 멀리 관악산 기슭의 눈이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오후 3시경 등산하기엔 무리인데 어떻게 하지? 다시 뒤 베란다 창문을 열어본다. 저 하얀 눈을 쓰고 있는 북한산, 도봉산, 수락산 등이 나를 손짓한다. 나는 도저히 안되겠다 하고 따뜻한 물 한병을 챙기고 집에서 가장 가까운 용마산으로 향했다.
용마산에서, 쌓인 눈에 놀랐다. 눈이 엄청 와 있었다. 아니 내가 이 설경(雪景)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단 말인가? 보통 많은 눈이 아니다. 용마산 산길은 평소와는 감흥이 달랐다. 뽀득 뽀득하고 들려오는 산행에서의 눈 밟히는 소리는 내 머리를 깨끗이 정화시켜 주는 느낌이다. 모든 사물은 상황에 따라 이렇게 다르게 느껴지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눈은 참 신기하기도 하다. 소리없이 왔다가 소리없이 간다. 눈을 보면서 눈이 마치 인생사와 같다는 생각이다. 인생도 그와 마찬가지다. 그렇기 때문에 삶을 사랑하여야 한다. 현재의 자신의 모습을 사랑하는 사람은 자신의 삶을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한번 뿐인 소중한 삶을 사랑하여야만 한다. 나만의 삶이 있다. 우리는 우리의 생을 마칠 때까지 우리의 삶을 변함없이 사랑하여야 한다.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여야 한다. 나는 용마산에서 말없이 쌓여있는 저 눈을 이고있는 산기슭을 보면서 삶을 다시 생각해 보고 산길을 걷고 걸었다.
걸은 길: 7호선 용마산역 - 용마 폭포공원- 팔각정 - 정산 - 긴고랑 우측 능선 - 중곡동 ( 약 2시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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