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먹거리 나들이, <1.5닭갈비>,<부안막국수> / 2013-05-17
오늘은 음력 사월 초파일(初八日) 석탄일이다. 집에는 집사람과 나 둘 뿐이다. 큰아이내는 손자 대리고 저희 집에 가고 없고, 작은 아이는 출장 가서 집에 없다. 모처럼 우리 둘 내외만 있으니 집이 왜 이렇게 조용한가 싶다. 손자가 없으니 정적감이 흐르는 것 같기도 하다. 공휴일이고 황금 연휴라고 하는데 우리도 집안에만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어디론가 바깥 나들이를 해야한다. 생각 끝에 춘천이다, 닭갈비다, 막국수다 하고 결심(?)을 하고 집을 나섰다. 처음엔 교통 체증을 생각해서 전철을 이용하고, 가까운 양수리 근교를 생각했으나 마땅한 먹걸이가 생각나지 않았다. 그러다 시원한 춘천 막국수와 맵싹하고 푸짐한 춘천 닭갈비 생각이 났다. 춘천역에서 내려 주변 의암호변을 산책하다 춘천 닭갈비 1번지 춘천 명동으로 가서 가장 오래된 집에서 맛있게 먹고 오자 하고 집을 나섰다.
춘천행 전철은 역시 분빈다. 주말에나 공휴일에는 엄청 분빈다. 상봉역에서 환승하려 플랫폼으로 나가니 사람이 정말 많았다. 모든 사람들이 가평, 춘천 방향으로 놀러 거는 것 같았다. 춘천 방향 전철은 항상 입석으로 갈 각오를 하여야 한다. 그런데, 1시간여를 어떻게 가야하나 하고 집사람 걱정이 크다. 집사람은 다리가 불편하여 서 있으니 많이 아파 힘든 모양이다. 다행히 청평에서 내리는 사람이 있어 집사람을 앉혔다. 안심이 된다. 참 다행이다.
12:11분경 춘천에 내려 의암호변으로 걸어갔다. 일단 호수가를 먼저 좀 걷고 식사를 하려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날씨는 쾌청하였고 초여름의 날씨와 주변의 아름다운 경치가 너무 좋았다. 계절의 여왕 오월의 중간쯤에서 집사람과 오랜만에 조용하고 맑은 호수가를 산책하니 너무 좋았다. 주변의 산들과 풍경도 너무 아름답다. 여기 저기 찍을 사진이 너무 많았다. 연신 셔터를 눌렀다. 그러면서 소양2교 방향으로 산책하며 걸어갔다. 저 춘천의 서면(西面)을 빙두르고 있는 산군(山群)들이 어찌 저리 아름다운가! 삼악산(654m), 계관산(736m), 북배산(867m), 가덕산(858m), 몽덕산(690m) 등이 어깨동무하고 능선을 연결하여 서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의암호의 멋진 배경이 되어준다.
배꼽시계가 자꾸 발길을 재촉한다. 소양2교앞에서 택시를 타고 명동으로 향한다. 그런데 택시기사분 (명함에 '해병대 출신, 호반의 도시 춘천알리미'라고 되어있었다) 의 말씀이 명동은 뜨내기들 즉 외지인들만 가는 곳이고 진짜 춘전인들이 가는 곳은 후평동에 있는 '1.5 닭갈비' 집 (춘천시 후평동 801-1/ t. 033-253-8635) 이라고 침이 마르게 설명을 한다. 택시 요금은 좀 더 나오지만 맛 하나는 끝내 준다는 거다. 그리하여 우리는 후암동으로 기수를 돌리고 말았다. 도착하니 사람들이 꽉차있고 번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의 번호표는 '36' 이라고 적어준다. 이제 기다림이 있을 뿐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거의 전부 택시만 타고 오는데 모두 외지인 같다. 아니 이게 어찌된 것일까? 의아심이 든다. 그러다 한참을 기다린후 푸짐한 야채에 닭갈비가 나온다.
좀전의 의심은 이내 사라지고 푸짐하고 맛있는 닭갈비에 손이 바빠졌다. 양념도 너무 쎄지 않고 알맞다. 양도 푸짐하다. 아주 잘 먹었다. 오후 2시경에 시장기가 큰 시간에 먹어서인가? 아무튼 맛에대한 점수는 후하게 주고 싶다. 닭갈비를 먹었으니 이번에는 막국수를 맛보아야 한다. 아까 기사분 이야기대로 시장통을 지나 조금 내려가서 '부안 막국수' (춘천시 후평동 429-1/ t. 033-254-0654) 집 에 도착했다. 옛날의 운치있는 집인데 실내 정원을 운치있게 꾸며서 마치 계곡 근처 음식점에 온 것 같다. 옛날이긴 하지만 sbs나 kbs등의 방송에 나간 사간이 여러장 붙어있다. 지금은 주인이 바뀌었다고 한다. 아무튼 이곳에서도 메밀로 만든 막국수를 잘 먹었다. 한 여름에는 인기가 있을 것 같았다.
춘천역으로 나오는 택시에서 또 다른 기사분은 춘천 닭갈비는 맛이 다 비슷해요 마음에 든다하면 아무 곳이나 깨끗한데서 드시면 되요 한다. 참 대충하는 말인 것 같다. 막국수는 메밀 국수 면발과 육수등 차이가 난다고 한다. 이말 들으면 이말이 맛고 저 말 들으면 저 말이 맛다.
오늘은 춘천에서 닭갈비와 막국수 음식 나들이를 참 잘했다. 무슨 화려하고 비싼 음식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소박하고 내 맘에 맞는 음식을 먹고 싶을 때 먹는 것이 중요하다. 춘천은 아름다운 호반도시다. 주변의 깨끗한 풍경이 오월의 한 때를 싱그럽게 하였다. 사는게 무엇인가? 다 먹자고 하는 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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