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사동 고덕산, 시골 보리밥 - (2013-08-30)
내가 이곳 강동구 암사동 고덕산 일원을 산책해 보는 것은 기억이 가물 가물 할 정도로 오래된 세월이다. 집사람이 오랜만에 17개월된 손자 아이를 데리고 강동구 고덕동 소재 교회의 금요예배에 참석하느라 차로 데려다 주고 예배 시간 동안 나는 주변의 고덕산을 산책하였다. 큰 아이가 국민학교 3학년쯤에 연탕아궁이 5층 짜리 강동시영아파트로 이사를 와서 한 5년 정도 살았으니 벌써 25 여년 전의 일이다. 지금은 재건축이 되어 고층 아파트로 화려하게 변신하였다. 감회가 새롭다. 우리 가족은 이 곳에서 아이들 둘과 함께 젊은 날의 얼마간을 보냈다. 이 곳에 살 때는 아파트 근처 고덕산을 참 많이도 산책을 하였다. 주말이면 아이들을 데리고 들로 산으로 쏘아다녔다. 고덕산 주변은 시골의 전원풍으로 나의 정서에도 딱 맞았다. 야트막한 야산인데도 고덕산 정상에 오르면 한강의 줄기가 구리, 덕소 방향으로 아름답게 내려다 보인다. 이 곳은 가볍게 산책하기 좋은 코스로 낮 시간 동안에도 이 곳 주민들이 산책하려 많이 나온다. 고덕산 아래에는 암사수원지가 자리하고 있다. 주변의 경관도 많이 변하였다. 산 아래 고덕 시영 아파트도 대규모 재건축을 위하여 펜스를 쳐놓은 상태다. 대우아파트와 강동아파트 사이의 산책로로 올라와서 암사수원지 펜스 옆의 산책로를 따라 내려 가다 우측으로 고덕산으로 올라갔다. 무엇이 옛날과 달라 졌는지 이것 저것 유심히 본다.
하산은 고덕근린공원이 있는 고덕1동 방향으로 내려 갔다. 조금 내려 가니 조용한 마을이 있는데 보리밥을 파는 조용한 한옥 (시골보리밥: 서울 강동구 고덕동 578-2/ tel: 02-426-0513)을 발견하였다. 산을 내려와 차도를 따라 원래 차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걸어 가는 길에 산 아래 시골 채소밭 풍경이 보였다. 옛 어릴 때의 고향 생각이 간절하였다. 교회로 다시 가서 집사람을 데리고 보리밥 집으로 갔다. 주인 할머니와 며느리처럼 보이는 분들이 음식을 하는데 밥상이 정갈하고 음식맛이 참 좋았다. 특히 보리밥에 나오는 청국장 맛이 일품이었다. 집안 분위기가 마치 고향집이나 시골 처가집에 가 있는 분위기이다. 주변도 시골 정경에다, 이 집도 고풍(?)스런 시골 스레이트 집이다. 닭 백숙도 하는데 다음엔 이 집 음식 메뉴중 다른 것도 먹어 보아야 겠다. 이곳은 식사후 바로 고덕산으로 가벼운 산책을 할 수가 있다. 고덕산 덕에 좋은 시골풍의 음식점을 알게 되었다. 집 옆에 시골 마당 같은 주차장도 있었다. 오늘 모처럼 서울에서의 옛 추억을 더듬을 수 있는 곳에서 시골 보리밥 한 그릇을 먹으니 내 마음이 흡족하다. 나도 이제 나이를 의식할 년배가 되었는데 마지막 숙제가 하나 남았다. 우리 막내 아들 결혼을 시키고 알콩 달콩 사는 모습을 보는 것이다. 인생은 빠르다. 세월이 쏜살 같다고 하지 않는가? 인생의 숙제를 빨리 끝내고 싶다. 나는 인생을 성실하게 살아 왔다고 스스로 생각하는데 이 숙제 만은 내 혼자 할 수가 없다. 그래서 나는 늘 하늘만 쳐다본다.
고덕산 정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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