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모산(293m), 구룡산(306m) (2014-05-09)
일원동에 볼 일이 생겨서 들렀다가 집에 오는 길에 강남의 대모산과 구룡산을 등산하였다. 대모산, 구룡산은 300m내외의 높이이나 우면산과 함께 서울의 남쪽을 병풍처럼 둘러있다, 구룡산(九龍山)은 말 그대로 9마리의 용이 하늘로 승천했다는 전설이 있는 산이며, 대모산(大母山)은 여승이 앉아있는 모습과 같다 하여 붙여졌다고 한다. 오후 늦은 시간에 일원역 근처에서 출발 대모산 등산로 초입에서 오른쪽 불국사 방향의 등산로를 따라 가다 어떤 사람이 대모산 에서 내려오는 것을 보고 나도 그길로 들어서서 곧장 올라갔다. 길은 숲도 좋고 물이 모여 흐르는 계곡 형태 였는데 군데군데 바위들이 있고 등산하는 재미가 있었다. 그러나 이 길은 머리 위에서 곧장 바위가 굴러 떨어질 것 같은 위험성이 큰 길 같이 보였다. 부드러운 흙 산인데 가파른 비탈의 머리 위에 바위들이 있고 틈이 많고 쌓여있는 쨋든 여차하면 무너져 떨어질 같은 불안한 형태다. 능선에 올라서 정상으로 간다는 게 우측의 전망대 (우수조망점)을 앞 두고 통신탑이 있는 곳에서 쉬고계신 분들로 부터 정상의 반대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음을 알았다. 이제 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대모산 정상으로 되돌아 갈 수 없다. 구룡산으로 향하였다.
구룡산은 서초구 염곡동에 있는 산이며 옛날 임신한 여인이 용 열 마리가 승천하는 것을 보고 놀라 소리치는 바람에 한 마리가 떨어져 죽고 아홉 마리만 하늘로 올라갔다 하여 구룡산이라 부른다는 산이다. 대모산에서 능선길로 이어져 있다. 구룡산 정상에 오르니 오후 6시인데 강남의 서초동과 도곡동 일대가 훤히 발아래 내려다 보인다. 오른쪽 으로는 아차산 일대도 조망된다. 시계가 그리 좋지않아 뿌옇게 보였다. 부의 상징인 도곡동의 타워팰리스가 마치 마천루 처럼 보이기도 한다. 정상에서 잠간 머물다 양재동 방향으로 하산 길을 잡았다. 내려 가는 도중 나무 사이로 관악산과 청계산이 언듯언듯 아름답게 보였다. 해질 무렵 서쪽을 바라보며 내려 가는 길이 좋았다. 어느정도 내려가니 아카시아 꽃 향기가 코 끝에 물씬 풍겨왔다. 내 같이 후각이 무딘 사람에게도 이 꽃 향기는 뭐라 말할 수 없었다. 계속 길을 따라 진행하니 현대자동차 사옥이 보이는 하나로마트 건너편 한국연구재단 앞의 도로로 내려서게 되었다. 여기에서 버스를 타고 '양재시민의 숲' 역에서 분당 정자에서 판교를 거쳐 오는 전철을 타고 집에 돌아왔다. 좀 바쁘기는 하였지만 좋은 등산을 하게되었다. 서울의 지척에 이렇게 좋은 산들이 많다는게 참 행복이다. 젊었을 때 느껴보지 못햇던 것을 나이 들어가니 알게 된다. 인생이 그런 것이리라.
일원역 근처에서 시작한 등산 길:
누군가 시인이 말했다. 꽃아 너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너는 꽃이 아니었다고.... 아름다운 꽃은 그 향내는 인생길을 밝고 아름답게 한다.
여기 까지 차를 가져와 킹할 수 있군. 불국사 가는 길이라 그런 것 같다.
이런 형태의 바위들이 많았다. 그러나 바위가 많아 등산 하는 재미가 있다. 흙산인 대모산에서 이런 길도 있었네....
우수조망점, 통신탑 가기 직전의 헬기장.
저기 우측에 올라가고 있는 타워가 제2롯데월드다. 우리나라 최고의 건물이 될 것이다. 송파구 신천동에 지어지는 저 건물은 123층, 556m의 높이를 자랑한다. 2015년 12월 완공이며, 6성급 호텔, 백화점, 레져 엔터테인먼트 시설들이 들어찬다고 한다. 저 건물을 짓기 위하여 인근 서울공항 활주로까지 변경하였다. 국가 안위가 달려있는 공항의 활주로 방향까지 틀어주며 건설을 허가해 주었는데 저 건물이 나와 어떤 상관을 가지게 되는 것인가? 우리 국민 중 누가 저 건물을 이용하고 이익을 보는 것인가? 참 많은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지을 수 없다던 논거를 부수고 지을 수 있다는 논거를 가져와서 눈 앞에 위용의 건물이 하늘을 찌를 듯 하다. 성경에는 바벨탑이라는 고층 구조물 이야기가 나온다. 허황된 꿈으로 바벨탑을 쌓아 올린 인간들은 그 바벨탑 때문에 망하게 된다. 높게 올린다고 좋은 것인가? 낮은 곳이 안전하지 않는가?
우측의 산 봉우리가 대모산 정상이다. 아차, 엉뚱한 길로 걸어오고 말았군...
서울시 선정 우수조망점에서:
여기가 한 포인트이다. 이 곳에서 타워펠리스 건너 구룡마을로 하산하게 되며, 버스 종점 정류장이 있다. 구룡산으로 가지 않을 경우는 여기에서 곧장 하산하게 된다.
구룡산 정상까지 이런 펜스를 따라 등산로가 있다.
구룡산 정상에서:
강남의 상징, 부의 상징 타워팰리스...예수가 말했다.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 귀에 들어가는 것과 같다고... 부러워 할 일이 아니다. 누군가가 인문학 강의에서 돈은 권력이다. 자본주의의 권력은 돈이다. 내가 좋아하는 삶을 살면 주인의 삶이요, 남이 좋아하는 삶을 살면 노예의 삶이라고... 맞는 말이다. 누군가 세금을 무척 떼어먹고 달아난 한 때 저 강남에서 부를 창출한 누군가가 말했다. 회사 종업원은 모두 머슴이다 라고. 맞는 말일지도 모른다. 부가 돈이 최고란 말일 게다. 돈이 곧 주인이고 권력이란 말일 것이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가련한 인생들은 가진 돈을 쌓가지고 이 세상을 뜰 수가 없다. 마지막 종점에서는 누구나 빈손이다. 공수래 공수거 (空手來 空手去)이다. 그러니 돈 없다고 한탄할 일도 아니다. 예수가 말했다. 오늘 하루의 걱정으로 족하다. 내일 일을 걱정하지 말라고... 들에 핀 백합화보다 너희가 더 낮지 않냐고...반문하셨다. 돈이 행복이 아님을 알면 족하고 그 안에 행복의 꽃이 피리라....는 것을 확실히 믿는다.
양재동 현대자동차 사옥, 농협 하나로마트 부근으로 하산하는 길:
관악산이...
청계산이...
강남쪽 서울 트레일 개념도.
아, 굳건한 나무. 튼튼한 나무....인생이 힘들 때, 외로울 때, 지칠 때, 이 나무를 생각하리... 이제 석양처럼 인생의 지향점이 명확하게 보일 때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된다. 모든 종교는 인생이 허망하다고 한다. 그러면서 낙원으로, 천국으로, 극락으로, 청정한 곳 피안으로 가자고 한다.
그러나, 죄인이기 때문에 미망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에 그 곳에 유토피아에 갈 수 없다고 한다. 우리는 부자연 스런 존재다. 우리 힘으로 도저히 종교가 제시하는 한계를 넘어 저 유토피아로 들어 갈 수 없다. 우리들의 본성은 우리들을 절망에 이르게 하는 원천이다. 그러면 어찌할 것인가? 안타까운 일이지만 숙명을 받아들이고 이 삭막한 세상을 살아가는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인정해야 한다. 누구나 죽음 앞에서 무너져 내리는 허무한 인생들이다. 모든 것을 담담히 받아들이고 남은 여생을 아낌없이 보람있게 살아가야 한다. 우리들은 이 아름다운 자연을 느끼며 살아가고 종국에는 이 아름다운 자연의 일부로 사라지는 것을 아름다운 일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하루하루 해가 빠르다.
장사익 찔레꽃
하얀 꽃 찔레꽃 순박한 꽃 찔레꽃
별처럼 슬픈 찔레꽃 달처럼 서러운 찔레꽃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
그래서 울었지 밤새워 울었지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
그래서 울었지 목놓아 울었지
하얀꽃 찔레꽃 순박한 꽃 찔레꽃
별처럼 슬픈 찔레꽃 달처럼 서러운 찔레꽃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
그래서 울었지 목놓아 울었지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
그래서 울었지 목놓아 울었지
밤새워 울었지
청계산을 멀리서 바라보니 아름답다. 너무 아름답다. 청계산을 걸을 때는몰랐는데, 느끼지 못 했는데 멀리 있으니, 멀리서 바라보니 너무 아름답다. 내 안에 숨쉬는 또 다른 나여, 너도 내가 아름답게 보이느냐? 가까이 늘 같이 있는 사람이여, 미안하다. 내가 너의 고마움을 아름다움을 모르고 살았구나... 살고 있구나...이 곳으로 하산함이 너 청계산을 보기 위함인 줄 너는 아느냐?
'카테고리 구릅 > 나의 산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불곡산 (469m), 기산저수지 - (2014-05-15) (0) | 2014.05.15 |
---|---|
축령산 (886m) - (2014-05-11) (0) | 2014.05.11 |
양평의 도일봉 (864m), 중원폭포 - (2014-05-05) (0) | 2014.05.07 |
갑산 (546m) - (2014-05-03) (0) | 2014.05.03 |
용마산 (348m) - (2014-04-27) (0) | 2014.04.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