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납산(寶納山)(330m) - 아! 가평 보납산 (2014-08-28)
보납산(寶納山)은 경기 가평군 가평읍 읍내리에 있는 높이 330m에 불과한 산이다. 가평에는 무수한 높은 산들이 존재한다. 거의 모두가 이름을 자랑하는 명산들이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이 작은 산이 가평의 모든 산과 같다. 이 산에는 있을 것은 모두 있다. 특히 산 위에 있는 2곳의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가평 일대의 경치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경기도에서 이만한 산이 있을까? 나는 아니다 라고 말하고 싶다. 가평을 에워싼 아름다운 산들을 뚤어지게 바라볼 수 있고, 저 S자 형태로 길게 흘러내리는 북한강과 그 강을 끼고 있는 산들을 바라 볼 수 있는 특권을 가진 산은 이 산 뿐인가 한다. 정말 한폭의 진경 산수화를 보는 듯 하다. 백문(百問)이 불여일견(不如一見) 이다. 백번 물어봤자 소용없는 일이다. 한번 직접 바라볼 일이다. 봄으로서 내 눈으로 직접 확인 함으로서 진정 느낄 수 있게 된다. 등산로는 이 산의 서남쪽 가파른 바위능선길과 동쪽의 보광사를 거쳐 오르는 편안한 산책길 같은 등산로가 있으며, 평촌을 거쳐 마루산을 오른다음 물안 삼거리, 보납삼거리를 지나 보납산에 오르는 코스가 있으다. 산행 시간은 1시간 30분 정도이다.
등산코스:
1코스: 자라목- 남쪽 능선길- 정상- 체육시설- 강변산책로- 자라목
2코스: 자라목- 보광사- 체육시설- 정상- 남쪽 능선- 자라목
3코스: 자라목- 남쪽 능선길- 정상- 체육시설 - 보광사- 자라목
경기도 가평의 330m의 작은 산, 보납산의 유래는 조선시대 명필 한석봉과 관련된 이야기가 전해내려오고 있다. 한석봉이 가평군수로 부임한 1599년 석봉은 2년을 가평군수로 지냈다. 가평군수로 재직시 보납산을 유달리 좋아 하였는데, 보납산 전체가 하나의 돌로 이루어진 석봉(石峯)이라서 그 이름을 따 호를 "석봉"이라 하였다는 설이 있다. 그리고 2년 후 가평을 떠나면서 보납산에 벼룻돌과 아끼던 보물을 묻어 두었다는 이야기가 전하여 내려온다. 이렇듯 보물을 묻어 둔 산이라 하여 보납산이라 한다고 하며, 또 다른 일설에는 벌판 앞 "벌앞"이 "버랖"으로, 다시 "보납"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가평은 아름다운 고장이지만 보물같은 보납산을 곁에 품어 더욱 아름다운 고장이 되었다.
* 보광사(寶光寺): 보광사는 1905년 을사년(乙巳年)에 창건되었다고 한다. 보납산은 경기 교악 화악 영봉(喬岳 華岳 靈峰)이 남으로 뻗어 산수갱개가 아름다운 이 곳에 절을 세웠다고 하며, 원래는 보관사(寶觀寺)라 했으나 어느 날 꿈 속에 한석봉(韓石峰)이 보광(寶光)이란 휘호를 내려 보광사라 이름을 개칭하였다 한다. 대웅전 서쪽 뒷 편에 산신각이 있으며 거기에 동굴이 있는데 한석봉 가평군수 재임시 수시로 찾아와 시간을 보냈다고 하며 이 곳에 솟아나는 샘물은 머리를 맑게한다고도 한다.
오늘의 날씨는 청명 그 자체였다. 더운 여름에는 높은 산보다 접근하기 쉬운 낮은 산을 오르내리는 것이 상책이다. 그래서 가평의 명산이면서도 타 지역 사람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보납산 산행을 택하게 되었다. 7호선 전철을 타고 오전 조금 늦은 시간에 상봉역에 도착하여 경춘선으로 환승하였다. 경춘선은 항상 사람들로 분빈다. 오전 11시 20분경 가평역에 도착하여 여기서 부터 자라섬 입구 매표소앞을 거쳐 가평천을 따라 보납산을 향했다. 길을 산책하며 주변을 보니 눈만 들어도 녹색의 푸른 물감이 뚝뚝 떨어질 듯 선명하면서도 진한 주변의 경치에 눈이 아플 지경이다. 오 굿! 이렇게 좋을 수가! 정말 환상적인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져 있다. 무더위는 아랑 곳 없다. 발걸음이 가볍고 저절로 발이 먼저 걸어간다. 얼마나 좋은지 흥분하지 않을 수 없다. 경춘가도부터 사람을 들뜨게 만들더니, 아 저북한강은 언제 보아도 아름답다. 사실 날씨는 조금(?) 무더웠다. 그러나 맑게 흐르는 강을 바라보면서 길을 가니 덥지가 않았다. 이름모를 야생화가 강가에 피어있어 낭만의 길이 된다. 가평천엔 강물로 들어가 낚시하는 강태공이 산수화의 한 풍경같이 보였다. 가평천을 가로지르는 경강교 아래를 지나 계속 걸어가니 녹슬은 옛철교가 나온다. 철교 초입은 공사현장으로 어수선 하였으나 철교를 올라서서 늑슨 철판 위를 걸어가니 얼마나 시원한 기분인지 모르겠다. 그런데 여지껏 방치된 듯한 녹슨 철판이 갑자기 무너지면 어쩌지 하는 생각에 조심조심한다. 사실 겁도 조금난다. 그러나 녹슨 철교를 아슬아슬하게 걷는 묘미를 누가 알겠는가? 철교를 건너 읍내8리 (자라목) 뚝방길로 내려서니 보납산이 코 앞에서 우뚝하다. 보납산은 바위 산으로 가평천 방향으로는 가파른 절벽같다. 아주 가파르게 느껴진다. 실제도 매우 가파르다. 가평교를 지나 조용한 마을 길을 따라간다. 길 양편에는 가로수가 멋있다. 읍내8리 보납산휴게소라는 조그만 가게를 지나 조경시설물 등을 만드는 가림건축이라는 공장 정문에서 우측 마을 길로 들어섰다. 조금 들어가니 보광사와 능선길의 이정표가 나오고 등산안내도로 세워져 있다. 나는 왼쪽 능선 등산로를 택하여 오른다. 오르는 길은 매우 가파르다. 바위산이라 바위와 흙이 혼재된 자잘한 자갈같은 돌맹이들이 있는 그런 길이지만 숲속으로 그늘이 져서 오르는 재미가 있다. 산행은 조금은 긴장하면서 오를 수 있는 산이 매력적이다. 오르는 내내 가파른 절벽이 왼쪽에 따라 붙는 느낌이다. 멋진 소나무들이 바위 틈에 뿌리를 밖고 모진 풍진우설을 견디며 꾿꾿히 서있다. 멋진 등산로이다. 수도권 어떤 산에서도 흔히 느끼지 못할 감흥을 준다. 오를 수록 바위도 많아지며 경치도 좋아진다. 주변이 트이면서 아름다운 가평의 산들과 강이 나래짓을 하는 것만 같았다. 사람은 거의 없었다. 조용하고 호젓하다. 나만의 보납산이 된다. 9부 능선쯤의 바위에 앉아 발아래 경치를 보면서 가져온 김밥 한줄과 산아래 가평교 옆 구멍가게에서 시원한 산 캔음료를 마신다. 맛이 그만이다. 이내 일어나 정상으로 향한다. 조금 오르니 정상이 나오고 귀여운(?) 정상석이 나를 반긴다. 그리고 바로 옆의 넓은 전망대로 간다. 오, 굳... 저기 자라섬이, 저기 남이섬이...저기 가평읍내가...저기 칼봉산. 용추산, 연인산...저기 용추계곡...저기 수덕산, 게관산...눈 앞에 펼쳐지는 경치가 장관이다. 아니 아름답기 그지없다. 이런 재미로 산에 오는 지도 모르겠다. 전망대를 나와서 보광사 위 북한강을 바라볼 수 있는 다른 전망대로 자리를 옮긴다. 등산객 남녀 두명이 앉아 쉬고 있다. 오, 굳....저기가...저기가...말이 나오지 않는다. 와아~~~여기가 수도권 제일의 조망처이구나! 이 곳에 와보지 못한 사람들은 원통해서 어쪄랴? 북한강이 저기 삼악산 밑을 돌아나와 S자 형태로 남이섬 방향, 청평 방향으로 흘러 내린다. 너무 아름답다. 이글을 보는 사람들은 조속히 한번 가보기 바란다. 맑고 청명한 날씨에... 저기가 삼악산이지...등선봉이지...강촌이지..백양리이지..엘리시안 골프장이지..제이필드 골프장이지...춘성대교이지...검봉이지...자라섬이지...남이섬이지...저 저 먼 곳은 가평의 설악면이지...감탄에 감탄이 터져나온다. 호들갑이 아니다. 실제 장면이다. 참 좋은 산이다. 보납산아 고맙데이. 정상의 제1, 제2 전망대에서 경치를 감상하고 이제 보광사로 하산하였다. 조금 가파른 길을 내려가면 운동시설이 있는 3거리가 나온다. 우측으로 하산하면 키큰 잣나무군이 나오고 조금 내려 가니 우측으로 보광사가 있다. 조그만 시골집 같은 암자다. 시골집 큰방 같은 대웅전 앞 마루에는 사천왕이 두눈을 부릅뜨고 칼을 차고 무시무시하게 노려본다. 위압적이고 겁먹는 분위기다. 원래 사천왕(四天王)은 큰 사찰의 일주문을 맞이하는 천왕문에 세워져 있는데 인도 신화에 나오는 호세신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한다. 호세천(護世天)이라 불리기도 하여 무시무시하다기 보다 세상을 호위한다 하는 좋은 뜻의 상징물이다. 일찍 불교에 받아들여져서 중앙아시아를 거쳐 중국화 되어 가는 과정에서 칼을 찬 무인형(武人形)으로 변했다. 사천왕(四天王)은 요계(欲界) 육천(六天)의 제1사왕천의 주인이자 수미(須彌)의 4개 주(洲)를 수호하는 神이라고 한다. 대체로 칼과 창, 탑 등의 무기를 가지고 있다. 보광사의 사천왕도 부처님을 수호하는지 무시무시한 태세로 나쁜 놈들을 노려보는 것 같다. 아무 인기척도 없는 보납산 동쪽 높은 산비탈에 있는 절에 혼자 있으니 왠지 이상한 기분이 든다. 시골집같은 다정한 분위기와 사천왕, 그리고 높은 골자기 바위 아래 한채로 있는 산신각, 그리고 절 마보 위에 있는 곧 쓰러질 것만 같은 임시 가건물 같은 조그만 집등 분위기가 묘하다. 그런데도 멀리 북한강 쪽의 경치가 아주 좋다. 사진을 몇장 찍어본다. 멋있다. 아무튼 묘한 분위기의 절집을 나와서 시맨트길을 내려가니 조그만 나무다리를 건너 가파른 능선길로 오르게 되어있다. 소위 강변길이다. 바로 직진하여 자라목으로 갈 수도 있으나 나는 기대를 잔뜻하고 능선길을 치고 올라갔다. 나무가 많아 아주 좋았다. 이곳의 키큰 잣나무 숲은 축령산보다 낮겠다 싶을 정도이다. 그런데 능선에 올라서도 경치가 터지지 않는다.계속 능선길을 가니 뾰족한 봉우리 하나가 나오고 여기에서 드디어 경치가 터졌다. 멋있다. 뾰족봉을 내려서서 우측 비탈길을 지그재그로 내려갔다. 다시 아까 그길을 만난다. 그리하여 자라목으로 나오게 되고 다시 가평천의 맑은 물길을 보았다. 읍네리 멋진 길을 따라 걸어서 가평교 끝에 있는 구멍가게로 갔다. 이 집은 삶은 계란이 일품이다. 주인 할머니가 아주 정성껏 기술적으로 삶아 놓는다. 뜻뜻하다. 아주 맛잇다. 3개에 천원이다. 참 싸다. 시원한 병맥주와 삶은 계란을 가지고 평상에 앉아 가평의 산천을 바라보며 길가에서 멋있게 아주 시원한 맥주를 벌컥벌컥 마셨다. 이 세상에서 최고의 맛이다. 갈증을 느낀 산행 끝의 이 맥주맛...누가 알겠는가?
보납산 등산을 멋있게 끝내고 맥주까지 마신 나는 이제 보납산을 끼고 도는 가평천 둘레길을 따라서 걷느다. 아, 너무 좋다. 좋군. 가평천이 이리 좋은가? 둘레길이 이리 좋은가? 산천이 이리 멋있는가? 주변 풍경이 이리도 조용하고 멋있는가? 이렇게 아름다운 들녁이? 나는 끝없이 감탄하고 감동했다. 아, 내가 늙어서 살 곳이 여기다! 나는 분명 그렇게 생각했다. 집사람을 설득서 최소한 한 2년 정도라도 이곳에서 한자락을 살아 보아야지...아암... 길을 가는 내내 감탄사를 연발하며 분위기 있는 음악을 들으며 카메라 셨터를 찰칵찰칵 하며...그것도 우리 막내가 사준 캐논
6D를, 그리고 니콘 J1을 연방 눌러대면서 길을 가고 또 가고 뒤돌아 보고 또 보고 하며 트레킹을 하였다. ...그리고 시골버스를 한 30분 정도 기다려 타고 가평역으로 간 다음 상봉역을 거쳐 집으로 돌아왔다. 가평읍내에서는 허영만 화백이 식객에 썼다는 춘천 막국수 집 '송원'이 눈에 보였다. 참 시골스럽게 수수하다. 아, 막국수와 돼지고기 수육을 먹어야 하는데 아쉽다. 다음 기회에...오늘의 시간을 집에 와서 복기(復棋) 해 보니 꿈만 같다...아, 꿈만 같다......
가평역에서 보납산으로 가는 길: < photos by canon 6D >
가평 자라섬 입구에서 가평천을 따라...
읍내1리:
보납산 등산로 입구:
보납산 등산 길:
보납산 정상에서:
제1전망대.
제2전망대.
보광사로 하산 길:
체육시설이 있는 삼거리. 직진하면 물안산과 강변등산로 가는 길, 우측으로 내려 가면 보광사로 가는 길이다.
보광사에서:
보광사에서 하산하다 다시 강변 능선길로...
개울 나무다리를 건너 강변등산로 능선으로:
강변능선길에 올라서면 이정표가 나온다.
능선길을 내려가다 뾰족한 무명봉 정상에서:
뾰족봉에서 하산하여 보광사에서 내려 오는 하산로를 만나다.
다시 내려 온 등산로 입구 읍내1리.
보납산 아래를 끼고 돌아 나가는 가평천변 둘레길을 걷다.
약수터. 시원한 물이 콸콸...
개울이 만나는 낮은 곳에 물이 고여 직진하지 못하고 왼쪽 자전거로를 따라 가다.
오던 길을 뒤돌아 보다.
우측의 봉우리가 보납산이다.
왼쪽 봉우리가 마루산이다.
저 다리가 엽광교. 우측 끝에 여울팬션이 있다.
엽광교 다리를 건너서...여기에서 차를 기다리지 못하고 시내 쪽으로 내려가다 목동에서 나오는 버스를 타고 가평역으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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