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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구릅/나의 산행

남양주 백봉(590m), 묘적사 - 100개의 산 봉우리를 볼 수 있는 산 (2014-09-06)

by the road of Wind. 2014. 9. 6.


남양주 백봉 (590m), 묘적사  100개의 산 봉우리를 볼 수 있는 산 (2014-09-06) 


백봉(柏峰)(590m)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에 소재하고 있는 산으로 높이는 590m에 불과하나 산세와 전망이 매우 우수한 산이다. 백봉산은 묘적산(妙寂山), 노적산(露積山), 잣봉산 등으로도 불리는 산으로 산 아래에 남쪽에는 신라 문무왕 때 원효대사가 창건했다는 묘적사(妙寂寺)란 절을 두고 있다. 백봉은 백봉(百峰)은 아니지만 정상에 서면 백여개의 산봉우리를 능히 볼 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 정상에 세워진 팔각정에서 바라보는 주변 풍경은 한마디로 원더풀 파노라마다. 아마 서울 근교 산들 중에서 이처럼 길게 산봉우리들이 흘러내리는 스카이라인을 볼 수 있는 산은 없다. 아주 최상의 경치를 자랑한다. 놀라울 정도이다. 산행은 금곡 남양주시청, 평내동 평내마을 중흥S크래스아파트,  마석고개마석 터널 지나서 바로 나오는 경성아파트 , 화도읍 창현 청구아파트, 와부읍 월문리 묘적사를 들머리로 등산이 가능하며 산행시간은 약 3시간 정도 소요된다.   

 

묘적사(妙寂寺): 봉선사의 말사로 신라 문무왕(재위: 661∼681) 때 원효대사가 창건하였다고 한다. 고려 때의 연혁은 전하지 않고, 1486년(성종 17) 편찬된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  기록을 엿볼 수 있으며 조선 초기에 이 절이 존재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한다. 임진왜란 때는 유정(惟政)이 승군을 훈련하는 장소로 쓰였으며,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이 끝난 뒤에는 승려들이 무과(武科) 시험을 준비하는 훈련장으로 쓰였다고 한다. 그 후 조선 중기 1895년(고종 32)까지는 폐사로 남아 있었으나 1895년에 규오(圭旿)가 산신각을 중건하고, 1969년 화재로 전각이 불에 탔으나 1971년 자신(慈信)이 요사채를 중건하였다고 한다. 건물로는 대웅전과 석굴암ㆍ산령각ㆍ승방ㆍ요사채 2동이 있다. 유물로는 우리나라에서는 흔치 않은 팔각다층석탑인 <묘적사 팔각칠층석탑>(남양주시 향토유적 제1호) 이 유명하다. 이 탑은 오대산 월정사(月精寺) 팔각구층석탑과 인근 운길산 중턱의 종사(水鐘寺) 팔각오층석탑과 양식이 비슷하여 조선 초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된다. 3층과 4층 사이의 체감률이 부자연스러워 본래는 7층이상 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대웅전 좌측편으로 20m 지점에 산령각과 함께 석굴암이 있으며, 인공석굴로 경주 석굴암 본존불을 모방하여 조성하였다고 한다. 이 절에서는 템플스테이도 진행한다. 또한 묘적사 명물로 팔각칠층석탑 외에 보호수로 지정된 찰피나무(보리수)가 있다.

 

오늘은 추석 전전날로 모두들 고향 귀성길에 바쁜데 나는 사정이 있어 고향에 가지 못 하고 오후에 등산을 나섰다. 도로가 무척 분빌 것을 염려하여 전철을 이용한 산행을 생각했으나 오후 2시경 집 앞의 강변 북로 차량 흐름을 보니 의외로 한가한 분위기 였다. 사간도 늦은데 가까운 산이 없나 하고 생각하다 남양주 덕소에서 화도 쪽으로 들어가면 있는 월문리의 묘적사에서 오르는 백봉 등산과 화도읍 북한강변 금남리에서 오르는 문안산 등산 둘 중 하나로 산행을 할 생각으로 차를 가지고 나갔다. 의외로 차량 흐름은 아주 좋았다. 덕소에서 월문리 방향으로 가다 시간을 보니 금남리까지는 무리일 것 같고 해서 차를 돌려 묘적사로 향했다. 묘적사 주차장에는 차가 얼마간 있었다. 묘적사는 묘적사계곡의 깊음을 느낄 수 있고 물도 맑으며 아주 조용하다. 그래서 젊은 사람들이 가족들을 데리고 많이 놀러 오나 싶었다. 묘적사 사찰도 아주 수수한 시골 집 같은 절집 분위기를 느낄 수 있으며 절터가 넓고 시원하며, 주변에 산들이 수려하게 애워싸고 있어서 서울에서 가장 가까이 그리고 가장 깊게, 차량을 이용하여 한나절 물놀이등을 하며 지낼 수 있는 최적지이기 때문이다. 사실 이곳은 아는 사람들만 드나들 수 있고 외부에서는 이러한 깊은 계곡에 멋있는 사찰이 있는 줄 짐작하기 어렵다. 묘적사에서의 등산은 묘적사 앞 계곡을 따라 올라가다 우측 잣나무숲 능선으로 오르는 길과  묘적사 해우소 옆에 있는 능선 길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나는 오늘 등산은 묘적사 해우소 쪽의 능선길로 하고 하산은 묘적사계곡으로 하였다. 등하산시 산등성이에 여기저기 벌목을 한 것이 눈에 많이 띄었다.  무슨 연유에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참 안타까운 일이다. 산에 있는 굴참나무들이 배어져 나딩굴고 있었다. 묘적사 계곡길은 등산시는 무슨 공사 한다며 통제를 하였는데, 하산시 길을 깜박하여 묘적사 계곡으로 들어어 와 버렸다. 급한 비탈을 내려와 계곡 길로 내려 오는데 차량 두대가 서 있었다. 어린이들 까지 대동하고 물놀이를 만끽한 모습이었다. 오늘 월문리 백봉 등산은 산길이 좋아서 대만족이다. 금곡, 평내, 마석 터널 쪽에서 등산은 사람들이 많고 조용한 분위기가 아닌데 월문리 묘적사에서의 등산은 아주 좋았다. 깊은 계곡을 양편에 두고서 능선 산행을 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겠는가? 이곳은 굴참나무를 비롯하여 잣 나무가 많았다. 특히 굴참나무는 산 전체를 뒤덮고 있는 듯 하였다. 백봉산 정상에서의 조망은 너무나 시원하고 멋 있었다. 근자에 이런 파노라마 경치는 처음 보는 것 같다. 얼마전 가평의 보납산에서 감탄 했더니 오늘은 백봉산에서 감탄을 하네!          

 

 

산 길을 걸으면 늘 모든 시름을 내려놓을 수가 있었다. 그런데 오늘은 산 길이 더욱 고즈녁하기는 한데 왠지 쓸쓸한 감정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 쓸쓸함은 계절의 변화에서 오는 것임을 알았다. 절의 변화는 풀잎에서 느낄 수 있었다. 바람 한점 없는 오후에 모든 산천초목들이 몸 하나 까딱않고 조용히 서 있는 듯 보였다. 이 초목들도 계절을 감지하는 것일까? 곧 화려한 가을이 오겠지마는 머지않아 폭풍한의 겨울이 올 것임을 예감하는 것 같았다. 추석은 가까이 왔는데, 내일 모래인데 옛 생각에 마음이 더욱 아련해 진다. 돌아가신 아버님 생각도 간절해 진다. 따지고 보니 언제 한번이라도 부자간에 따뜻한 인간적인 깊은 대화가 없었던 것 같다. 물론 내가 어려 철이 없었고 객지에서 홀로 공부한다고 그런 것을 염두에 둘 처지가 못 된 것도 사실이지만 그러나 더 이상 뵙지 못할 곳으로 가신 아버님 생각이 간절 해 진다. 내가 나이 먹어 인생의 황혼기에 들어서니 더욱 그런 생각에 마음이 아프다. 인생은 항상 후회로 점철되는 것인가? 후회없는 삶은 없겠지마는 나는 늘 후회와 회한이 많다. 기본적으로 나의 정서는 슬프다. 내가 살아 온 인생 역정이 나를 그렇게 변화 시켰다. 한가위 추석 때는 고향 생각이 더하다. 고향은 나에게 따스하면서도 슬픈 그런 곳이다. 고향에 가고 싶어 막상 고향에 가면 마음은 항상 허전 해 지고 실망감에 허탈하다. 그것은 일종의 상실감에 기인한 것이다. 고향, 그곳에 가면 나는 모든 것을 다시 잃어버린다. 그러면서도 고향엘 가고 싶다. 이 밤에라도 달려 가고 싶다.      

 

 

추억 한 톨   


퍼덕이던 고기
바구니 가득

잡아 오시며 밝게
웃으시던 아버님,


폭풍주의보 풍랑에
부리시던 목선(木船)
행여 잘 못 될까
비 맞으시며
노심초사(勞心焦思)

하시던 아버님,


이랴 이랴
워어 워어
쟁기질 하시며
땀 방울 송이 송이
은구슬로 땅에
떨어뜨리시던 아버님,


명절이면
마당 한켠에
솟뚜껑 거시고
고소한 냄새
전 지지 시던 아버님,

 

오뉴월 삼복 더위
대청 마루에 앉으셔서
받으신 밥상 위
열무 김치
매운 풋고추
고추장 찍으셔서
식은 밥 맛있게
드시던 아버님,


새벽별 쏟아지던
새벽녘이면 언제나
아버님 기침 소리
아직도 귀에 쟁쟁한데

 

아버님은
오늘 새벽에도 
마을 뒷 골
밭떼기 한 구석
초로(草露)와 함께
먼 산 보시며

기침하고 계셨을까?

 

 

 

 남양주 와부읍 월문리 묘적사 에서:                                    < photos by canon 30D >

 

 

 

 

 

 

 

 

 

 

 

 

 

 

 

 

등산 길:

 

 

 

 

 

 

 

 

 

 

 

 

 

 

 

 

 

 

 

 

백봉 정상에서:

 

 

 

 

 

 

 

 

 

 

 

 

 

 

 


하산 길: 

 

 

 

 

 

 

 

 

 

 

 

 

 

 

 

 

 

 

 

 

 

 

 

 

 

 

 

 

 

 

 

 

 

 묘적사에서 월문리, 덕소 가는 길:                        < photos by NIKON J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