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 도시 - (2014-12-15)
금방이라도 눈이 올 듯한 기세(氣勢)다. 잿빛 하늘이다. 우중충한 도시의 거리엔 사람들이 웅크린 듯 종종 걸음을 하고있다. 삭막한 겨울 도시에 흐릿한 날씨가 더욱 더 한기를 느끼게 하고있다. 계절은 춘하추동 사계가 있고, 삶에는 희노애락이 있을 뿐이다. 삶에 무슨 기대를 걸어본다 해도 일상의 삶은 항상 그것이다. 단조로움의 반복, 그 연속일 뿐이다. 오늘도 그 하루가 가고있다. 회색의 희뿌연 심연으로 빠져 들어가고 있다.
회색의 하늘 - 릴케
둔탁한 회색의 하늘에서,
모든 빛이 불안스럽게 퇴색되어 간다.
멀리, 매맞은 자리와도 같은
단 한 줄기의 샛빨간 선이 그어져 있을 뿐.
흩어진 마지막 놀이 꺼졌다가는 다시 빛난다.
그리고 미풍 속에서
있는 듯 없는 듯 장미 향기 같은 것이,
소리없이 흐느끼는 울음소리 같은 것이······
릴케 (Rainer Maria Rilke)(1875~1926): 오스트리아의 시인이자 작가/ 독일 뮌헨 루트비히 막시밀리안 대학교 철학, 역사학/ 프라하·뮌헨·베를린 등의 대학에서 공부/ 20세기 최고의 독일어권 시인 중 한 명이다. 1902년 이후 파리로 건너가 조각가 로댕의 비서로도 일했다. 루 살로메오와의 사랑으로도 유명함/ 저서: 《나의 축제를 위하여》,《기도 시집》,《말테의 수기》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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