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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구릅/내 마음의 풍차

설 밑 시장에서 - (2015-02-12)

by the road of Wind. 2015. 2. 12.

밑 시장에서

 

한 이래 쯤 남은

설, 동네 시장은

먹거리 풍년에

온통 사람 세상이다

 

산자와 죽은 자들이

함께 먹을 것들을 위하여

사람들이 이리 저리로

하오(下午)의 풍경화 속으로

걸어 가고 있었다

 

시금치, 고사리, 도라지...

대추, 밤, 배 그리고 감...

쇠고기, 생선, 북어포...

좋은 음식 재료가 수북하구나

 

생전에는 못 먹다가

죽어서 호식하겠네

 

이 낡은 동네시장에도

분명,

내미는 손과

당기는 손이 있을텐데

그 손은 투명한지

보이지 않는다.

 

시장 통 한켠에 늘 보던

호떡 아줌마 손도 바쁘다

반질 반질 달아서

뭉퉁하고 빛나는 저 손가락

오늘은 또럿이 보인다

 

손 끝에서 손주들

웃음소리가 들린다 

 

대목이긴 한데

어물전 좌판 위에서 

간고등어가 하품을 하고있다

 

어느새

시장 어디선가

불빛이 반짝이고

 

강아지도 꼬리치며

할머니 고무신만

좇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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