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산책 - (2015.11.10)
오늘 저녁 한강 산책을 조금하였다. 걷는 운동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모르고 지내오던 차에 오늘 저녁 불현듯 큰맘 먹고 저녁 산보를 시작 하였다. 저녁을 먹고 재활용 쓰레기를 비워주고 그리고 곧바로 산책을 나갔다. 그동안 내가 운동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1주일에 겨우 등산 1회를 하는 정도이다. 그것은 손주들을 돌보는 집사람을 도우면서 부터 내 일정이 모두 틀어졌기 때문이다. 집 사람은 고생하는데 나만 좋아라고 취미 생활을 할수는 없었던 것이다. 그러다 이번에 갑작이 쓰러지는 일이 벌어져서 아차 하는 생각에 운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부디 잘 지속하여 평생의 일상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나와의 투쟁인 셈이다. 큰 소리는 첬으나 은근히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일단 시작해 보았다.
코스: 집- 성수대교 전 승강기 전망대 - (왕복)
거리: 4.7 km/ 지속시간: 1:13분 / CAL : 221 kcal/ 평속: 3.9km/h / 평균 pace: 15' 14"/ km / 온도: 7.8 ℃ / 습도: 87%
밤 운동은 좋은 점이 있다. 주변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에 집중하면서 먼 야경을 조망하면서 운동을 할 수 있다. 밤에 한강가에 나온지가 퍽이나 오랜만이다. 젊고 젊은 시절에나 나온 것 같은 착각이 든다. 내가 자전거에 미쳐(?) 주야간을 가리지 않고 운동하던 때가 생각났다. 한강의 강남,강북으로 명멸하는 가로등과 자동차 헤드 라이트들을 보면서 검은 강이 흐르는 모습을 보면 내 10대 때의 어느 항구를 연상되기도 하였다. 항구는 언제나 우중충 하면서도 습기가 많고 비릿한 냄새가 코를 자극하기도 하고 하얀 유선형의 여객선이 머나먼 세계를 동경하게도 하며, 푸른 바닷물은 왠지 낭만과 젊음의 사랑을 생각나게 하였다. 항구 한켠에서의 포장마차, 그 안에서의 소주 한잔은 이 세상에 없는 즐거움이다. 나는 지금도 그때가 생각난다. 오늘밤 검은 물결의 한강가에서 옛 추억에 잠겨본다. 춥고 배 고팠던 시절이다. 희망은 보이지 않고 불투명한 미래만 신기루 처럼 아련할 뿐이다.
지내고 보니 모든게 운명인 것 같다. 그 당시 나는 운명 따윈 전혀 믿지 않았다. 그러나 세월이 흐른 지금 나는 그걸 믿는다. 운명이 있다는 것을.
운명을 사랑하고, 운명을 믿고, 운명을 수용하면서, 살아야 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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