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비
창밖에 비가 내린다.
눈물 처럼 지나가는 비,
내 마음 속의 추억을 들쳐낸다.
고향의 바닷물이 출렁이며
불현듯 옛 이야기를 한다.
나는 듣고 싶지 않다.
항구도시 명멸하는 밤 네온싸인도
내 눈 앞에 어른거린다.
나는 보고 싶지 않다.
쓸쓸한 넓은 교정에 달빛이 쌓인다.
어둠을 베고 누운 산들은 조용하다.
나는 어찌 하여야 하느냐?
내 청춘은 매말라가고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깊은 불안감,
아, 나는 생각하기 싫다.
가을 비 어둠 속에 지나가는데
아직 남아있는 내상(內傷),
까닭없는 옛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 2019.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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