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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구릅/내 마음의 풍차

잔상(殘像) - ( 2019.12.19 )

by the road of Wind. 2019. 12. 19.

잔상(殘像)


아들에게 문자 메세지를 보낸 날

밤은 너무 길었다. 야심한 밤,

창 밖에 켜진 잠 못든 사람들의

불빛을 바라보며 나는 조금 멀리와 있는 것 같다.

겨울은 언제나 웅크리고 있게 마련이다.

어릴 때 무수히 보았던 밤하늘의 별도 

이젠 찾을 수 없다. 모두 어디로 간 것일까? 

이웃집 노인의 기침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여기는 삭막한 도회지임을 잊었다.

지나가버린 시간들은 더 멀리 가고 있다.

기억의 길 위에 사랑이 굴러다니고 있다.

나는 손뻗어 이걸 잡으려하고 있다.

쉼없이 지나가는 시간을 놓지 않으려 하고 있다.

마음의 숲속에서 약간의 어두움을 걷어내고

다시금 밝은 초원으로 나가려 한다.

계절은 바쁘게 순환하는 것을 안다.

다시금 목련꽃 피는 봄을 기다리려 한다.

밤이 밤을 재촉하고 있구나. 


- ( 2019.12.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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