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 ( 2021.01.22 ) -
오늘도 한강으로 나가보았습니다. 매일 걷기 운동으로 집에서 한강까지 걸어갔다가 되돌아오는 일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기온이 높게 올라 길가에 눈이 모두 녹아 없어지고 산책로가 미끄럽지 않아 걷기 좋았습니다. 고덕천을 산보하는 도중에 만나는 물오리들과 백로는 늘 그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산책객들과 친화되어 그런지 근처에 가도 놀라지 않고, 움직이지 않습니다. 새들도 자기가 좋아하는 어떤 위치에 자리잡고 먹이를 찾으며 살면, 텃새처럼 그 지점을 맴돌며 떠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도 고향 또는 타향에서 한번 자리잡고 살던 곳은 쉽사리 떠나지 못합니다. 그리고 얼마간 따나 살더라도 기회가 오면 그 곳으로 다시 찾아 오게 됩니다. 일종의 귀소본능이라 할 것입니다.
걷다보니 어느덧 한강입니다. 한강은 강추위에 얼었다 녹아 흰 부분이 얼마간 남아있어 보기에 좋습니다. 멀리 한강 위 포천-세종고속도로 건설 현장의 다리에는 불빛이 보입니다. 추운 날씨에도 변함없이 일하는 사람들입니다. 산업의 역군들입니다. 저분들 때문에 우리는 너무 쉽고 편리한 교통의 혜택을 누리고 있습니다.
한강을 바라보면 언제나 나는 어떤 해방감을 느낍니다. 그리고, 한강은 멀리서 소리없이 흐르며 많은 이야기를 전하는 것 같습니다. 세상의 만물은 대상을 바라보는 사람의 느낌의 일부분이라 생각해 봅니다. 한반도의 중부지방을 관통하는 한강은 수많은 애환으로 얼룩진 강일 것입니다.
● 한강(漢江): 강원도 태백시에서 시작하여 한반도 중부를 동에서 서로 통과해 서해로 유입되는 강이다. 태백산맥의 한강의 최상류 발원은 금대봉 북쪽 정상부의 고목나무샘에서 발원하여, 금대봉골이라는 골짜기를 타고, 산 중턱에 위치한 태백시 창죽동 소재 유명한 샘인 검룡소로 흘러내려, 강화해협 으로 흘러내리는 물줄기를 본류로 한다. 한강은 북한강, 남한강, 임진강을 비롯한 수백 개의 지류를 거느리고 있다. 총연장은 약494km이다. 유역면적은 6,018㎢이다. 총 하천 705개 하천 연장 7,256㎞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낙동강이어 두 번째로 길다.
♣ 오늘도 매일 보는 한강이지만, 나는 흐르는 강을 보면서 왠지 어떤 슬픈 감정을 느낍니다. 인생의 허무감 같은 것을 느끼게 됩니다. 모든 것이 답답하게만 보입니다. 마음이 편하지 않습니다. 장가 가지 못한 아들이 걱정입니다. 40이 내일 모래인데, 인연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이것은 사람의 힘으로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나이 먹을 만큼 먹은 자식이 부모와 같이 살면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우리 내외에게는 너무 고역입니다. 어서 둘만이 살아가는 날이 오길 기다려 봅니다. 그리고, 코로나 전염병, 그 밖의 돌아가는 세상도 어수선 합니다. 깊은 심야에 일어나면 까닭을 모를 불안감에 잠을 이루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왠지 미래가 불투명하고 불안합니다. 내가 너무 예민해서 그런 것은 아닐 것입니다. 70 넘은 우리 세대는 거의 그렇게 느낄 것입니다. 코로나 블루라더니 내가 그런 어떤 감정을 조금이라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오늘도 흐르는 강물만 하염없이 한동안 바라보다 집으로 돌아갑니다.
강물이 모두 바다로 흐르는 까닭은
언덕에 서서
내가
온종일 울었다는 그 까닭만은 아니다.
- < 천상병 시인,(1930~1993), '강물' 중에서 >
○ 산 책: 걸음수 11,603 steps, 소모열량 438.3 kcal, 거리 8.12 km, 소요시간 01:37hrs (3:23:5:16,pm), 속도 5.0 km/h.
○ 코 스: 고덕천 ( 왕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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