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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구릅/생각 노트

삼복더위 유감 - ( 2021.07.21 )

by the road of Wind. 2021. 7. 21.

 

 

2015.08.30 한남정맥의 용인 문수봉(403.2m)에서, 용담저수지 방향.

 

2015.08.30 용인 용담저수지 (경기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사암리)

 

2015.08.30 문수봉 인근 용인 와우정사

 

삼복더위 유감

 - ( 2021.07.21 )

 

정오가 가까운 지금 이 시간 내가 사는 동네의 기온이 33℃이다. 낮 시간 동안 35℃까지 무더위가 진행되다, 저녁에도 31℃~28℃의 무더위가 계속된다고 한다. 물론 내일 이후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찌는 듯한 폭염의 무더위는 참기 어렵다. 바람도 한점 불어오지 않고 있다. 

 

오늘은 중복(中伏) 날이다. 집사람은 부엌에서 삼계탕 준비에 바쁘다. 가스레인지 열기 앞에서 땀 흘리며 고생하고 있다. 복날 보양식으로 가족들의 체력 보충을 시켜주려는 것이리라. 일반적으로 복날하면 보양식 생각을 먼저 하게 된다. 복날 음식으로는 사람의 체질과 취향에 따라 다를 수도 있지만, 보신탕, 삼계탕, 장어, 민어, 추어탕 등을 떠올릴 것이다. 나뭇 그늘 아래 평상 등 바람이 시원한 곳에 앉아  땀 흘리며 먹는 더운 음식은 이열치열(以熱治熱)의 묘미를 느끼게 된다. 

 

올해의 삼복(三伏) 초복( 初伏) 7.11일, 중복(伏) 7.21일, 말복(末) 8.10일이다. 삼복은 24절기가 아니고 세시풍습으로, 삼복(三伏) 기준점 24절기의 하지(夏至) 입추(立秋)이다. 초복하지3번째 경일(庚日)이며, 중복은 하지 경과후 4번째 경일이다. 그리고, 말복입추1번째 경일이 된다.  

 

여기서 경일(庚日)이란 천간(天干)과 지지(地支)에 의해 만들어지는 60 간지 중에서 '(庚)'자가 붙은 날을 말한다. 천간(天干): -> 甲(갑), 乙(을), 丙(병), 丁(정), 戊(무), 己(기), 庚(경), 辛(신), 壬(임), 癸(계) 10간이 있으며, 지지(地支):-> 子(자:쥐), 丑(축:소), 寅(인:호랑이), 卯(묘:토끼), 辰(진:용), 巳(사:뱀), 午(오:말), 未(미:양), 申(신:원숭이), 酉(유:닭), 戌(술:개), 亥(해:돼지)12지가 있다. 여기에서 천간과 지지를 순서대로 조합하면 60간지가 나온다

 

60간지:  

甲子 乙丑 丙寅 丁卯 戊辰 己巳 庚午 辛未 壬申 癸酉
甲戌 乙亥 丙子 丁丑 戊寅 己卯 庚辰 辛巳 壬午 癸未
甲申 乙酉 丙戌 丁亥 戊子 己丑 庚寅 辛卯 壬辰 癸巳
甲午 乙未 丙申 丁酉 戊戌 己亥 庚子 辛丑 壬寅 癸卯
甲辰 乙巳 丙午 丁未 戊申 己酉 庚戌 辛亥 壬子 癸丑
甲寅 乙卯 丙辰 丁巳 戊午 己未 庚申 辛酉 壬戌 癸亥

그러므로 경일(庚日)이란 10일 간격 庚午, 庚辰, 庚寅, 庚子,庚戌, 庚申 일을 의미하게 되는 것이다. 삼복은 보통 10일 간격으로 오지만, 기준점 하지와 입추의 기간에 따라 말복이 20일만에 오게되어 달을 넘기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월복(越伏)이라 한다. 

 

삼복은 중국 진나라 때부터 시작된 속절(俗節)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마천의 사기(史記)에 의하면 진(秦)나라의 7대 군주인 진덕공 2년 (BC 676년)에 처음으로 삼복 제사를 지냈으며, 복날에 개고기를 먹게하여 복날 개고기를 먹는 풍습이 생겼다고 한다. 사대문 안에서는 개를 잡아 해충으로 부터의 농작물의 충재(蟲災)를 방지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조선시대 민간에서는 오늘날과 비슷하게 삼계탕과 보신탕을 먹었다고 한다. 무더위를 피해 술과 음식을 마련해 계곡 등을 찾아가 발을 씻으며 노는 풍습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보신탕 먹는 풍습은 아주 오래된 전통이다. 


아무튼 복날은 무섭다. 무더운 더위 앞에서 사람이 개처럼 엎드린 형국이라고 복(伏)날이라 한다고 한다. 복(伏)자를 보면 사람(人)과
개(犬)가 나란히 합쳐저 있다. 그래서 그런지 복날하면 개들이 먼저 떠오른다. 솔직히 견공들은 영리한 동물이다. 견공들의 주인에 대한 한결같은 충성심과 일종의 의사 소통은 그들을 가족처럼 생각하게 되고 정을 주게 된다. 현대에는 점차 독거가정이 많아 지면서 견공들은 외롭게 살아가는 인생의 반려처럼 같이 가게 된다. 견공들은 인간에게 외로움과 고독감을 완화시켜 주며, 홀로 집에 있을 때 외부 침입에 대한 안전에도 큰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런데, 우리나라 곳곳에 보신탕집은 문전 성시를 이루고 있다. 사람의 입이 얼마나 무서운가? 먹고 살기 위해 못하는 것이 없고, 못 먹을 것이 없을 것이다. 호구지책을 위해서는 죽음을 무릅쓰고 일하게도 된다. 우리들은 이러한 인생의 엄중한 진리를 간파하여야 한다. 그러면서, 본능과 이성 사이에서 무너지는 우리들을 경험하게 된다. 아, 이게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