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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구릅/생각 노트

저녁 무렵 - ( 2021.07.28 )

by the road of Wind. 2021. 7. 28.

2014-08-17  경기 안산시 탄도에서 ( 누에섬 방향 )



저녁 무렵   -  ( 2021.07.28 )

지독한 무더위가 실내 공기를 점령했다. 집사람이 

아구탕을 저녁상에 올려놓는다. 입이 커서 아구인가? 

고향의 푸른 바닷물결이 눈에 떠오른다.
돌아가신 아버님과 어머님의 얼굴이 떠오른다. 
거친 바다에서 배 부리신다고 고생하신 아버님과
뜨거운 뙤약볕 들판에서 호미들고 지치시도록 일만 하시던,
한 평생을 삶의 고통에서 허덕이신 부모님을 생각하며
밥 한술 뜨다가 불효에 대한 죄책감에 목이 따가워 온다. 
세상은 좋아졌는데, 이런 세상 한번 누리시지 못하고 

북망산천(北邙山川)으로 가시고 말았는가 너무 안타깝다. 
70을 지난 시점에 이르니 인생길이 너무 허무하게 느껴진다.

살아온 삶을 생각느니 후회되는 일 뿐이다.  지금껏

무엇을 위해 살아왔던가? 자괴감만 밀려려온다.

주변을 돌아보며 여유롭게 일상을 살아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오직 밥 한그릇을 위해 늘 바쁘고 부산한 삶을 살아왔다.

이것이 결국은 내 인생의 패착(敗着)이지 않은가 생각된다.  

해는 넘어가는데 밥상 앞에서 오만가지 생각이 내 머리 속을 스쳐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