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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구릅/생각 노트

새벽 산책 우울 - ( 2021.07.31 )

by the road of Wind. 2021. 8. 1.

 

 

 

새벽 산책 우울  - ( 2021.07.31 )



새벽시간 4시 반경 일어나 창밖을 내다봅니다. 비가 내린 흔적이 빗방울로 창틀에 보입니다. 잠깐 시간을 보내다 창문 단속을 하고 산책을 나가봅니다. 바깥은 엷은 어두움이 쌓여 아무도 보이지 않습니다. 27도 정도의 새벽 기온은 산책할 만했습니다. 오늘은 그동안 사용 해보지 않았던 후레쉬, 라디오, 알람 기능이 있는 손전등을 들고 나갔는데, 라디오 전파를 잡아보니 잡음은 조금 있어도 여러 방송 주파수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사람이 거의 없는 길 위에서 라디오 볼륨을 조금 높여 들으며 길을 걸었습니다. 스피커에서 전해오는 진동이 몸을 타고 흐르는 것 같았습니다. 어둠이 걷히지 않은 이른 아침 시간 아름다운 목소리의 음악 방송은 또 다른 즐거움을 주었습니다. 그렇지만, 폭염에 지친 청취자들의 여러가지 사연을 들으면서 마음이 뭉클하게 되었습니다. 뜨거운 불 앞에서 오늘 닭 1000마리를 튀겨야 한다는 삶이 힘든 어떤 분의 사연, 3개월전 이 세상을 뜬 남편이 그립지만 고통없는 세상에서 잘 지내기를 바란다는 어느 부인의 슬픈 사연, 최근 직장이 폐쇄되어 울고있는 남편이 아침 음악 방송을 들으며 마음의 평정을 찾기를 바란다는 걱정스런 어떤 주부의 사연, 9년을 다닌 회사를 그만 둔 주부가 더 다니기를 바라는 남편과 다투었다며 서운한 감정을 전해 오는 안타까운 사연 등등 내 마음을 아프게 하는 내용들이 많았습니다. 지금 코로나 여파로 경제 상황이 어려워 지고 있습니다. 장사가 되지 않는 자영업자들은 비명을 지르고 있습니다. 기업은 매출의 감소로 구조 조정을 단행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아예 문을 닫는 기업체가 늘고 있습니다. 모든 상황이 불투명하고 서민들에게는 직격탄이 되어 암울한 상황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너무 가슴 아픈 이야기가 여기저기에서 들려옵니다. 취직을 못한 젊은이들이 자신의 앞날을 생각하며 통탄하고 있습니다. 막상 취직을 했어도 살 집이 없어 결혼포기자가 되고, 기존의 직장인들은 퇴직의 불안감에 잠 못 이루고 있는 사회가 되었습니다. 미국의 경우는 집세를 못낸 세입자들 700만명이 거리로 내몰릴 수 밖에 없는 위기 상황이라고 합니다. 모든 세계가 암울한 소식으로 캄캄한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의학 전문가들은 코로나는 앞으로도 종식되지 않고 매년 팬데믹이 찾아오리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 놓고 있습니다. 그러면 세계적인 불황이 끝모를 공포심을 유발할 것입니다. 공포는 고립된 폐쇄구조에서 탈출구가 봉쇄되어 죽음을 예감할 때 다가오는 심리현상이라 말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공포심은 동질감으로 뭉치고, 서로 기대어 조그만 안도감을 얻으며, 조금씩 예측 가능한 일상의 평정심으로 돌아갈 때 극복된다고 합니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에서는 먼저 자신과 가장 가까운 혈연의 가족끼리 뭉치고 힘을 합하고 사랑의 위로를 느껴야 한다고 믿습니다. 우리나라 가족 30.4%가 소위 1인가구라고 합니다. 비혼독신, 노후 사별 등 독거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자식도 부모를 부양할 수 없는 세상이 되어 안타깝습니다. 경제적인 능력이 되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혼자 살아야 하는 시대, 마스크를 벗지 못하는 시대, 그리고 홀로 고독사(孤獨死)하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생각합니다. 10~20년전만 해도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세상이 되어버렸습니다. 나는 오늘 아침 일찍 집근처 개천변을 산책하면서 들려오는 사연을 들으며 너무나 슬픈 마음이 들었습니다. 솔직히 코로나 때문에 이 세상을 언제 떠날지도 모른다는 극히 불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자신의 미래를 예단하지 못하고 불안과 공포 속에서 나홀로 살아가는 군상(群像)의 슬픈 시대를 절감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