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 울음소리
- ( 2022.05.28 )
지금은 시간이 자정을 넘겨 새벽 1시와 2시 사이 중간쯤에 와있다.
잠 못 이룬 여름밤 창문을 여니 창 밖에서 개구리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근처 연못에서 나는 소리다. 여름철이면 밤마다 개구리가 울어대기 시작한다.
조용한 밤이면 그 소리가 더욱 크게 들려온다.
나는 창 밖에서 들어오는 시원한 밤바람과 함께
들려오는 개구리 소리에 향수를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개구리 울음소리를 들으면 어릴 때 학교에서 배운
청개구리 이야기가 생각나곤 한다.
" 옛날 옛적에 엄마의 말을 듣지 않고
모든 일을 반대로만 하는 청개구리가 있었다.
이윽고 엄마가 병들어 죽게 될 무렵,
엄마는 청개구리가 언제나 반대로만 하는 것을 생각하고는
아들에게 죽기전에 내가 죽으면 강가에 묻어 달라고 유언한다.
그런데, 청개구리는 엄마가 죽은 후
그동안 엄마의 말을 듣지 않은 것을 뒤늦게 후회하고
마지막 유언을 제대로 듣고자 엄마의 무덤을 강가에 만든다.
그렇지만 그 후에 비만 오면 어머니 무덤이 떠내려갈 것을 염려하여
청개구리는 언제나 구슬피 운다는 이야기이다. "
그 어릴 때 나는 불효막심한 청개구리가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엄마 말을 안듣는 사람도 있을까? 하고 생각했었다.
그러면서 또한 청개구리가 비만 오면 슬프게 운다는
이야기에 마음이 아프기도 하였다.
이 이야기는 개구리 소리를 들을 때 마다
언제나 내 머리에서 떠나지 않고 맴돈다.
살아서 잘하지 왜 그랬을까?
그런데, 막상 내가 어른이 되고나서
어머님을 여의고 보니
이 청개구리 이야기가 꼭 내 이야기로 들리는 것이다.
살아 생전에 부모님께 제대로 효도하지 못한
불효가 생각나서 마음이 찡해올 때가 많다.
한 여름밤이면 개구리가 저렇게 울어대니
나의 불효는 언제나 내 마음 속 언저리를 늘 맴돌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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