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입구
창백한 겨울 하늘을 바라본다.
기러기도 머나먼 남쪽으로 날아간다.
매마른 잎 떨어뜨린 나무들은 시련의
때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들은, 머지 않아 눈덮힌
하얀 강상(江上)을 바라보게 될 것이다.
바삭거리는 갈대 꽃은 누구를 향한 깃발인가?
백년 천년 살 것도 아닌데
어차피 오늘은 조그만 일상에서
날 위한 춤을 추고 싶어진다.
들어보자, 앙상한 풀잎을 지나치는
겨울 바람 소리를...
하늘 멀리 허공으로 사라지는 새 처럼
우리들도 앉은 자리를 들고
어디론가 길을 떠나야 하지 않을까?
조심스런 석양이 흐릿한 구름 뒤로
몸을 숨길 때, 강 위에 어스름이 내릴 때
나는 다시 길을 돌아나서야 한다.
- ( 2023.11.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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