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의 상념
살아온 한 해가 저물어 가는 밤
창백한 삶의 흔적이 내 이마에
굴곡으로 화석화 되었네.
때론 슬퍼하며,
때론 기뻐하며
살아온 시간의 파편이 흑암으로 사라지네.
원망하기도 하며,
탄식하기도 하며
지나온 시간의 물결이 그 한계선을 지나가네.
욕망의 그늘 아래서
붉은 포도주 마실 때는
세상은 환희의 도가니로 보이더니
이 허무한 불길도 속절없이 꺼지고
한 줌의 재가 되었네.
마법같은 시간이여,
한번 가면 다시 오지 못하나?
앵글을 다시 맞추고 새롭게
담아내고 싶은 장면들이여,
내 마음 속에 남아 있으리니
곤고하고 낙심하여
저 황량한 거친 길 헤맬 때
내 앞 길 비추어다오.
짙푸른 바다,
기나긴 강물
내일도 변함 없으리니
나는 오늘 밤
내일을 꿈꿀 수 있으리니
다시 한 해를 맞이 할 수 있으리니
아듀, 잘 가거라
손 흔든다. 2023년아!
- 2023.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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