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무더위 속에 모든 살아있는 것들이
숨을 몰아쉬며 힘들어 하고 있다.
이 열대야에 매미 소리는 더 강하다.
삶의 마지막 절규 처럼 들린다.
누군가의 한숨 소리가 나무잎 아래로
습기 가득한 길가에 떨어진다.
나는 생시인지 꿈인지 모를
폐쇄 공간에서 머리 숙이고 앉아있다.
봄이 시작할 때는 모란이 피었다고
가슴 설레했더니, 이 여름
삶은 피폐해 졌구나.
아, 세월이 계절의
옷을 바꿔 입을 때까지 모란이 다시
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깊은 숨을 몰아 쉬면서 기다려야 한다.
- 2024.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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