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구릅/내 마음의 풍차253

연말 즈음에 - ( 2021.12.13 ) 연말 즈음에 한해의 마지막을 남겨두고 있다. 하나 남아 메달려 흔들리는 갈색의 나뭇잎 처럼, 무언가 아쉽고 아련해 지는 계절의 지점이다. 크리스마스 트리는 밝게 빛나는데, 도무지 마음에 평화나 기쁨이 없다. 오히려 밝음 앞에서 내 마음은 도리어 움추러든다.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러움 없이 산 것도, 어떤 감동적인 삶도 없었던 한해를 보내는 것 같다. 마음은 쪼그라들고, 막연한 불안감이 서성이는데, 인생에서 이루지 못한 한가지 일이 남아 나를 쓸쓸하게 한다. 혼자인 아들을 보려니 측은지심이 든다. 얼굴의 주름은 더욱 늘고, 머리 카락은 몇 남지 않은 많이 본 듯한 사나이와 거울을 마주하고 있다. ( 2021.12.13 ) 2021. 12. 13.
그리움 - ( 2021.07.25 ) 그리움 한평생을 정신없이 살다보니 70의 언덕을 넘었습니다. 외롭고, 때론 쓸쓸해도 그러려니 하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밤엔 몸을 뒤척이다 뒤돌아 눕습니다. 어떤 그리움으로 목구멍이 따가워집니다. 코로나가 만든 갚은 절벽의 끝에서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아무도 만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외롭게 떠있는 섬처럼 지쳐버리게 됩니다. 파도만이 몽돌 해안을 쓸어대며 일어나라 재촉합니다. 갈 수 없는 것이 그리움입니다. 만날 기약없는 것이 그리움입니다. 오늘 밤은 언덕 위에 피어있는 접시꽃을 생각하다 잠들겠습니다. - ( 2021.07.25 ) 2021. 7. 26.
봄 길에서 - ( 2021.04.22 ) 봄 길에서 봄의 따스한 미풍에 세상이 취하는구나. 만물은 소생하고, 하늘은 푸르고, 새들은 지저귀고, 꽃들은 웃고 있구나. 오색 비단을 두른 듯 하구나. 그렇지만, 내 마음은 깊음에 있네. 어떤 가녀린 애잔함이 어딘가로 흘러내리네. 외로운 귀 하나 열려있어 저 머나먼 곳에서 들려오는 세미한 음파를 느끼네. 봄의 아름다움 속에서 왜, 나는 아직 깨어나지 못하는가? - ( 2021.04.22 ) 2021. 4. 22.
봄비 - ( 2021.04.03 ) 봄비 베란다 창가에 맺힌 물방울, 누구의 영롱한 눈물같다. 봄비는 소리없이 내려서 내 가슴에 스며든다. 4월의 봄비가 조용히 내린다. 들을 적시고, 강가에도 떨어지고, 어디든 그들에게 다가가는, 꽃 송이 위에도 내리는 봄비. 그래도 꽃은 웃는다. 물의 진실한 가치를 알려주는 봄비. 나는 봄비 되어 누군가의 가슴을 적실 수 있을까? - ( 2021.04.03. ) 2021. 4.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