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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구릅/내 마음의 풍차253

봄비 - ( 2022.03.14 ) 봄비 봄비가 내렸다 대지는 기쁨으로 춤추는 것 같다 긴 기다림의 인내는 드디어 세상을 향해 움트는 인내의 결실을 알리려 하고 있다 나는 인식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깊은 곳에 감추어져 있음을... 내 사랑도 내 마음 속 깊음에 있을 것이다 하늘의 축복, 영롱한 물방울이 마르고 거친 세상에 스며들고 있다 이 땅은 깨어나고 환희의 노래가 울릴 것이다 달콤한 거짓으로 우리를 현혹하던 것들이 생명의 진실 앞에서 무력하게 될것이다 내 자신에게 조금 이라도 충실할 때 스스로 속이지 않고 진실하게 살 때 내 사랑은 깊은 슬픔에서 깨어나 손 내밀어 나를 수용하게 될 것이다 봄이다 푸르름이 버드나무 가지에 있다 대지는 아름답게 깨어나고 있다 지나가는 바람의 흔적이 수면에 보인다 - 2022.03.14 2022. 3. 14.
창백한 마음 - ( 2022.03.08 ) 창백한 마음 골목을 따라 불어오는 미친 바람의 길, 봄 바람이 왜 이리 광풍인가? 우수수 구르며 나뒹구는 낙엽과 흔들리는 나무 가지 사이로 흩날리는 먹구름 얼굴이 보인다. 안정을 잃은 내 마음 속에 어떤 불안이 떠오른다. 나의 시선은 긴장하며 창백한 마음을 바라보고 있다. 광풍아 불어라 나를 때려다오. 이 허깨비같은 인간을 때려다오. 내 창백한 마음이여 온기를 찾아라. 봄날의 훈풍을 찾아 떠나가자. 어디론가 떠나보자. - 2022.03.08 2022. 3. 8.
설날 아침 - ( 2022.02.01 ) 설날 아침 기다리고 기다리던 설날 아침, 도회지에 사시는 고모님께서 보내 주신 설 옷을 입으면 이 세상이 다 주어진 것 같았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굴이 들어간 떡국, 마른 생선전과 찜, 콩나물 등등 평소에 잘 먹지 못하는 맛있는 음식에 너무 행복한 설날 아침이다. 집 마당 구석에 서있는 감나무 위에는 오늘 따라 까치도 날아와 앉아있다. 아침을 먹은 후 어른들을 따라 마을길을 걸어 새배하러 다닌다. 복 많이 받아라 하시던 어르신들의 음성이 지금도 귀에 들리는 듯 하다. 인사를 드리고 나면 하얀 떡과 전등 설음식을 내어오신다. 꽃감, 배, 사과등 과일도 풍성하다. 설날은 배가 불러 터질 것 같은 날이다. 다 먹지 못해 종이에 싸서 호주머니에 넣고 종종걸음으로 집에 돌아오곤 하였다. 설날의 찬공기는 양 볼때.. 2022. 2. 2.
오늘, 그리고 내일 - ( 2022.01.01 ) 오늘, 그리고 내일 내일은 없다. 그리고, 오늘도 없다. 눈뜨며 보는 신문의 구절 구절마다 내일과 오늘은 보이지 않는다. 신년 초하루, 벽에 붙어있는 달력에는 내 나이가 쓰여있다. 그리고, 1234 숫자들이 달려가며, 내일이 보이기 시작한다. 해맞이 장소의 한 구석을 차지하고 오매불망 떠오르는 태양을 기다린다. 숨소리가 바람속에 묻히고 희미하게 드러나는 검푸른 바다 위를 어선 한 척이 미끄러져 간다. 먹는 것과 사는 것은 동의어(同意語), 우리 어머니는 호미들고 마당 걸어나가시고, 아버지는 두꺼운 잠바 걸치시고 물 퍼낼 바가지와 바케츠 들고 나가신다. 오래된 목선(木船)의 뱃장엔 바닷물이 흥건하다. 불안의 그늘이 늘 마음 속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나는 내일 어떻게 살아가지? 그러면서 수많은 성상(星霜)이.. 2022. 1.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