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구릅/내 마음의 풍차254 오늘, 그리고 내일 - ( 2022.01.01 ) 오늘, 그리고 내일 내일은 없다. 그리고, 오늘도 없다. 눈뜨며 보는 신문의 구절 구절마다 내일과 오늘은 보이지 않는다. 신년 초하루, 벽에 붙어있는 달력에는 내 나이가 쓰여있다. 그리고, 1234 숫자들이 달려가며, 내일이 보이기 시작한다. 해맞이 장소의 한 구석을 차지하고 오매불망 떠오르는 태양을 기다린다. 숨소리가 바람속에 묻히고 희미하게 드러나는 검푸른 바다 위를 어선 한 척이 미끄러져 간다. 먹는 것과 사는 것은 동의어(同意語), 우리 어머니는 호미들고 마당 걸어나가시고, 아버지는 두꺼운 잠바 걸치시고 물 퍼낼 바가지와 바케츠 들고 나가신다. 오래된 목선(木船)의 뱃장엔 바닷물이 흥건하다. 불안의 그늘이 늘 마음 속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나는 내일 어떻게 살아가지? 그러면서 수많은 성상(星霜)이.. 2022. 1. 1. 연말 즈음에 - ( 2021.12.13 ) 연말 즈음에 한해의 마지막을 남겨두고 있다. 하나 남아 메달려 흔들리는 갈색의 나뭇잎 처럼, 무언가 아쉽고 아련해 지는 계절의 지점이다. 크리스마스 트리는 밝게 빛나는데, 도무지 마음에 평화나 기쁨이 없다. 오히려 밝음 앞에서 내 마음은 도리어 움추러든다.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러움 없이 산 것도, 어떤 감동적인 삶도 없었던 한해를 보내는 것 같다. 마음은 쪼그라들고, 막연한 불안감이 서성이는데, 인생에서 이루지 못한 한가지 일이 남아 나를 쓸쓸하게 한다. 혼자인 아들을 보려니 측은지심이 든다. 얼굴의 주름은 더욱 늘고, 머리 카락은 몇 남지 않은 많이 본 듯한 사나이와 거울을 마주하고 있다. ( 2021.12.13 ) 2021. 12. 13. 그리움 - ( 2021.07.25 ) 그리움 한평생을 정신없이 살다보니 70의 언덕을 넘었습니다. 외롭고, 때론 쓸쓸해도 그러려니 하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밤엔 몸을 뒤척이다 뒤돌아 눕습니다. 어떤 그리움으로 목구멍이 따가워집니다. 코로나가 만든 갚은 절벽의 끝에서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아무도 만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외롭게 떠있는 섬처럼 지쳐버리게 됩니다. 파도만이 몽돌 해안을 쓸어대며 일어나라 재촉합니다. 갈 수 없는 것이 그리움입니다. 만날 기약없는 것이 그리움입니다. 오늘 밤은 언덕 위에 피어있는 접시꽃을 생각하다 잠들겠습니다. - ( 2021.07.25 ) 2021. 7. 26. 봄 길에서 - ( 2021.04.22 ) 봄 길에서 봄의 따스한 미풍에 세상이 취하는구나. 만물은 소생하고, 하늘은 푸르고, 새들은 지저귀고, 꽃들은 웃고 있구나. 오색 비단을 두른 듯 하구나. 그렇지만, 내 마음은 깊음에 있네. 어떤 가녀린 애잔함이 어딘가로 흘러내리네. 외로운 귀 하나 열려있어 저 머나먼 곳에서 들려오는 세미한 음파를 느끼네. 봄의 아름다움 속에서 왜, 나는 아직 깨어나지 못하는가? - ( 2021.04.22 ) 2021. 4. 22. 봄비 - ( 2021.04.03 ) 봄비 베란다 창가에 맺힌 물방울, 누구의 영롱한 눈물같다. 봄비는 소리없이 내려서 내 가슴에 스며든다. 4월의 봄비가 조용히 내린다. 들을 적시고, 강가에도 떨어지고, 어디든 그들에게 다가가는, 꽃 송이 위에도 내리는 봄비. 그래도 꽃은 웃는다. 물의 진실한 가치를 알려주는 봄비. 나는 봄비 되어 누군가의 가슴을 적실 수 있을까? - ( 2021.04.03. ) 2021. 4. 3. 별 - ( 2021.02.09 ) 별 검은 밤 빛나던 별아, 바다와 하늘이 구분없던 밤에 더 찬란하던 별은 어디 가고 보이지 않는가? 별은 영롱한 푸른 슬픔, 또 하나의 눈물의 별은 내 마음 화석처럼 남았는데 하얗게 해진 얼굴 빛으로 지금 어디에서 서성거리느뇨? 머나먼 기억마저 굳어져 이제는 바위가 되려는데 흘러간 세월을 더듬어 그 어두운 밤의 별을 헤아려 본다. - ( 2021.02.09. ) 2021. 2. 9. 이전 1 2 3 4 5 6 7 8 ··· 43 다음